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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yhippostory Sep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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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전거 타고 반포대교 건너는 걸 좋아해. 

내가 자전거를 타고 처음으로 여길 건넜을 땐, 한여름, 한낮의 복판이었어. 지도도 없고, 정해놓은 곳도 없는채로 자전거 도로만 따라서 하루종일 달리던 날이었지. 잠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다가 잠수교에 들어섰고, 내 양 옆으로 강이 펼쳐졌을 때 나는 물에 빠진 줄 알고 깜짝 놀랐어. 물에 빠지지 않았다는 건 금방 알았지만, 페달을 밟을 때마다 강으로 조금씩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멈추질 않았어. 강으로 달려가 안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던 것도 같아. 2/3쯤 되는 지점엔 야트막한 업힐이 있는데, 나는 기어를 한 단 한 단 내리며 약간 가쁜 숨으로 거길 지나는 걸 좋아해. 그리고는 이내 나를 내리막으로 내려놓으며 짓는 한강의 표정을 좋아해. 

밤에 보니 이렇게나 더 예쁘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게 참 많아. 사람은 변하고, 언젠가는 너도 변할테고, (탓하려는 게 아니야.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사는동안 내겐 숱한 불행의 순간이 오겠지. 그치만 강은 언제나 이 모습으로 흐를테니,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언제라도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너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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