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속에 피어나는 그것, 행복

지나친 여유가 숨막힐 때 얻은 깨달음

by 소편

아침마다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

가득 찬 전철에 몸을 구겨 넣지도 않는다.

생존을 위한 카페인 수혈도, 이젠 남의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지시에 피가 거꾸로 솟거나,

화장실조차 못 갈 만큼 몰아치던 불상사들.

그 모든 소음이 사라진 자리.


​이제는,

적막한 아침이 나를 천천히 깨운다.

부스스한 채로 3초면 닿는 텅 빈 테이블.

내가 직접 내린 커피를 한 모금씩 홀짝인다.

​오후가 되어도 창가의 햇빛만 나를 바라볼 뿐,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내가 만든 오늘의 할 일을 하나씩 해낼 뿐이다.


​분명 행복해야 하는데.

너무 여유로워 가끔 숨이 막힌다.

​시계의 초침이 한 칸씩 지나갈 때마다

오히려 숨통이 서서히 조여온다.


​행복은 결코, 시간이 많다고 생기는 게 아니었다.

비어 있는 시간을 그대로 두는 건

자유가 아니라 고통이었다.


​오히려 시간의 결핍 안에서,

크든 작든 무언가를 끝내 이뤄냈을 때.


그 팽팽한 긴장감 끝에 얻는 성취감.

​진짜 행복은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