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남는 좋은 리더들이 했던 행동들 일곱 가지
참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그간에 이직을 또 한 번 경험하다 보니, 역시나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회사에 적응을 해야 하는 과정 자체는 여전히 유쾌하지 않더군요. 사람을 계속 만나는 직업을 가져왔고 외향적으로 일하는 저에게도 퇴직과 구직, 이직이 적응이 어렵고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이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위한 이직,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직, 나를 필요로 하는 전 직장상사나 선배 등의 오퍼 등 긍정적인 이유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저를 포함해 주변에서 겪은 이직의 요인은 부정적인 내용들이 더 많았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팀장(상사)과의 트러블, 연봉을 비롯한 처우 문제, 회사에서 맡기고 있는 일에 대한 실증이나 불만 정도의 순서였던 것 같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라기보다는 보통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와서 이직을 결심하게 되죠.
하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 이라고 쓰고 가장 참기 힘든 것이라 읽는다 은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인 것 같습니다. 직장 상사를 욕하는 방법은 너무 많을 테니 오늘은 제가 만나본 좋은 팀장들의 경험들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선배들도 많았지만 나쁜 선배들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100% 나쁜 사람은 없었고 나쁜 선배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배울만한 면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배울만한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팀장의 품격’ 리스트는 생각보다 쉽게 정리되더군요 :)
참고로 팀원들의 공을 뺏아가지 않는 것과 같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들은 뺏습니다.
1. 팀원들보다 일을 잘하려 하지 않는 팀장
실무진일 때 일 잘하던 팀원이었을수록 일 잘하는 팀장이 되어 팀원에게 뭔가 보여주려는 경향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몸이 하나인데, 여러 사람의 업무를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팀원들은 기회가 적어지고 혼자 다 처리하려다 바쁘다고 제 풀에 지쳐 쓰러진 사람도 많죠. 오히려 혼자 바쁘고 팀원들에게 권한 위임조차 하지 않는 독단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고요. 저도 첫 팀장일 때 업무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려고만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팀원들보다 우월하려고 하지 않고 적절하게 배분하고 기회를 주다가 추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에 비로소 함께 해결해주는 업무와 기회는 주되 책임만 가져가는 것이 올바른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2. 지시가 아닌 제안을 하는 팀장
회사 다니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리더 중에 ‘시키는 대로만 해라’라고 지시하는 사람 의외로 많이 봤습니다. 물론 시키는 대로만 하면 팀장의 경험치를 충분히 짧은 시간에 습득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시키는 대로만 해왔는데 또다시 공부가 필요한 '상명하복' 교육 시스템의 단점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보고 듣는 것보다는 직접 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해보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확실히 일을 체득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지시보다는 팀원들에게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과 의견을 물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조금 느리더라도 후배들을 위한 길일 것 같습니다. 나중에 왜 ‘주인의식이 없니?’라고 지적하기 전에 주인의식을 가질 기회라도 주는 게 맞겠죠.
3.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팀장
2번과 연결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가장 팀원으로써 업무적으로 지칠 때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라는 자괴감이 반복적으로 들 때인 것 같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어쩔 수 없이 하기 싫거나 불합리하더라도 해야 하는 경우들도 많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확한 지시를 통해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겠지만 나중에라도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기계적인 업무에도 목적과 목표가 생기고, 지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미룰 수 있습니다.
4. 막상 직접 일을 하면 동요하지 않고 해결하는 팀장
헌데 1~3번처럼 업무와 권한, 목표를 아랫사람에게 내려주다 보면 일정이 지체될 때도 있고 해결이 되지 않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팀장이 똑같이 덜덜 떨면서 큰일 났다고 날뛰면 어떻게 될까요?
리더십은 사고가 났을 때 동요하지 않고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팀장으로 앉히려는 거겠죠? 일희일비하는 팀장, 아랫사람이 더 힘듭니다. 주니어 시절 경험했던 몇몇 분들이 생각나긴 합니다;
5. 개인사와 업무를 구분할 줄 아는 팀장
과거 어르신들의 세대에는 직장 상사의 집안일도 도와드리고 주말에도 부르면 튀어 나가고 하는 것들이 당연한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일들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많이 없어진 폐해이기도 하죠.
리더든 팀원이든 개인사는 업무과 관련을 짓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리더의 개인적인 술자리나 가정사 등에 팀원들을 끌어들이지 않는 것이 좋고, 팀원들의 취미활동이나 연애 문제 등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잘하는 일만 시키지 않고 하고 싶은 영역도 배분할 줄 아는 팀장
팀원들이 많아지면서 팀의 효율성대로 업무를 배분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팀원 간의 업무분장과 업무량 배분에 차이가 크거나 불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팀원들 간의 업무 분장의 불균형이 결국 팀장과 불화의 원인이나 팀 분위기를 해치는 불씨가 되고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죠. 저도 한 번의 이런 퇴사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팀원들이 잘하는 영역에 배분해주는 것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잘하는 영역과 하고 싶은 영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조건 효율적인 업무 배분보다는 팀원 개개인의 의지치를 어느 정도 반영해주는 배분이 더 효과적인 팀 운영방식이라 생각합니다.
7. 자신의 성과가 아닌 과오를 알려주는 팀장
팀장의 자리에 오리기까지는 아마도 많은 사건 사고도 경험했지만 많은 성과와 다양한 커리어도 존재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내가 ~할 때 말이야’, ‘내가 ~회사에 있을 때 말이야’로 시작되는 말을 하는 리더들 의외로 많습니다. ‘딱 니 나이 때 내가 말이야…’ , ‘전에 회사에서는 내가 이렇게 지시하면 일사불란하게 ….’와 같은 말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꼰대력을 보여주는 지표 같은 거죠.
하지만 제가 따랐던 좋은 선배들은 의외로 이런 조언들을 해줬었습니다. ‘난 딱 니 나이 때 내가 ~와 같은 실수를 했어. 넌 나보다 똑똑하니 그런 실수 미리 안 하겠지만 혹시나 해서 알려주는 거야’ , ‘내가 예전 외주 업체 관리할 때 스트레스받아서 막 쏘아붙이고 했거든. 나중에 그 사람이 내 상사가 되었어’
자신들의 성과가 아닌 과오를 알려주며 본인이 밟았던 실패를 후배가 밟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 그것들이 지금까지도 기억남은 선배들의 진정한 조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리더십과 꼰대, 능력자와 무능력자, 카리스마와 지랄 맞은 성격 같은 것들은 어쩌면 한 끗 차이 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좋은 상사가 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하지만 내가 어떤 사회생활을 해왔는지보다 내가 후배라면 어떨까 에서 출발하면 조금 더 좋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잘 안된다면 커버 이미지에 있는 미드 'Suit'를 한 번 정주행 해 보세요. '하비'라는 직장상사가 후배 '마이클'에게 어떻게 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