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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객여행자 Aug 30. 2017

왜 우리 회사에 꼰대가 위험할까?

광고 또는 마케팅 관련업에서 꼰대가 위험한 이유

한동안 꼰대 테스트들이 워낙 많았습니다. 가뜩이나 꼰대가 핫 키워드 중의 하나였는데 지난 대선을 기준으로 그 ‘위험성’이 더 도드라졌던 것 같네요. 


회사 내에서 재미로 아래의 '꼰대 테스트'를 해봤는데 의외로 중간관리자와 대리급에서도 꼰대가 꽤 많이 나왔습니다. 임원분들은 못 들은 척하시더군요:) 해본 것 중에 가장 공감되는 테스트였습니다. 재미로 한 번씩 해보시죠 :) 저도 결과를 보고 반성 좀 했습니다 ^^;

http://kr.vonvon.me/XI5Mh

꼰대는 답답하고 꽉 막힌 회사생활이라는 불구덩이에 기름을 붓는 듯한 존재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합니다. 그럼 꼰대가 회사 차원에서는 왜 위험할까요? 마케팅 부서나 제가 다니고 있는 광고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는 왜 꼰대가 더 위험할까요?

'네놈에게 도대체 무슨 아이디어가 나오나 보자' 자세

창의력에 제동을 겁니다


꼰대들이 주로 하는 화법 중에 ‘내가 -했을 때는 말이야...’ 가 있습니다. 이 화법은 과거 본인이 경험한 사례로만 아이디어와 상황을 판단하겠다!라는 속 뜻이 있습니다. 당연히 꼰대의 눈에 들지 않는 아이디어는 사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의력을 낼 수 있는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되,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틀린 부분이 있을지라도 현실 가능하도록 구현해보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직접 부딪혀보고 실현해보는 것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죠.


과거의 업적을 읊어대는 사람 치고 새로운 아이디어 내거나 캐치해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오래 있다 보면 읊어대는 업적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일 겁니다.


소극적인 의사소통을 하게 됩니다


의견 개진에 어려움을 주는 것이 꼰대들의 공통적인 특성인 것 같습니다. 마케팅이나 광고기획의 경우 소희 말하는 계급장 떼고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스토밍’이라는 회의체가 어김없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꼰대들에게는 아이디어의 가능성과 크기보다 조직의 수직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자신 있게 의견을 개진하거나 잘못된 상사의 아이디어를 비판한다면 꼰대들은 그것을 기분 나빠하고 다른 곳에서 보복하곤 합니다. 물론 ‘괜찮아 편안하게 이야기해~난 그런 꽉 막힌 사람 아니잖아?’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와 성과가 아닌 상사와의 상하 주종관계가 가장 우선시되는 회의체는 ‘관계 스토밍’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의견 개진과 자유로운 비판이 보장되지 않는 소극적인 의사소통은 좋은 마케팅과 광고 만들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니어 직원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 후 ‘요즘 애들은 말이야…’ , ‘우리 때는 말이야…’라고 나온다면 두 번 다시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줍니다


소셜미디어와 구인/구직 서비스, 회사를 평가하는 서비스까지. 최근 회사에 대한 악소문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지고 실제보다 더욱 부풀려지기 일쑤입니다. 특히 광고나 마케팅 분야는 워낙 업계가 좁다 보니 소문이 더욱 빨리 퍼집니다. 보통 한 업종에서 한 다리 거치면 다 아는 사람이죠.


꼰대들이 이끄는 조직들은 공통적으로 조직원의 이탈률이 높습니다. 특히 팀장 이하 실무자급에서의 이탈이 많습니다. 게다가 그들을 보필하는 팀장급들도 꼰대들의 비위에 맞출 수 있는 사람만이 오래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과 조직의 역량보다 꼰대의 기준이 우선시 되는 회사는 점점 좋은 인재를 뽑기 어려워지고 남아있는 좋은 인재들도 결국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새로운 생각을 해내고 트렌드를 읽어가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보다 컨펌이 우선인 회사에는 결국 인재 채용이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퇴사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회사 역량이 결국 흔들립니다


마케팅 부서, 광고 기획에서의  수많은 이론들과 역사적인 진리는 항상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기업 또는 브랜드의 마케팅과 광고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이야말로 가장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시기적절한 아이디어와 트렌디함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꼰대가 이끄는 조직 문화의 가장 큰 위협은 조직과 아이디어의 ‘유연함’을 잃게 만듭니다. 유연함을 잃게 만드는 회사나 브랜드는 결국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1~2년 만에 비슷한 결과를 낸 적이 꽤 있습니다. 늘 그렇듯 생각보다 복구는 어렵고 망가지는 건 쉽더군요.


모 의원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꼰대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원칙을 중요시하는 정도에 따르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고, 개개인의 다양성보다 조직의 융화를 더 중요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꼰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광고회사, 홍보/마케팅 부서에서 꼰대는 위험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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