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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psyviolet Feb 24. 2023

과거의 망령.

일지 20230221

Retrieving shattered myself.

나를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으로부터 피어온 작은 의문점이 나를 과거로 이끌었고, 설령 내가 과거의 망령으로 떠돌게 될지라도, 늘 함께였지만 처절하게 외면해 왔던 나의 과거와 이젠 직면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되찾고 싶은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나 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감정도, 세상의 이치도, 이곳의 모든 것엔 숨은 규칙성과 본질이 있기 마련. 나는 느끼기보다는 이해하는 편이고 그런 숨은 것들을 분석하고 찾아내는 일에 가장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무언갈 느낀다는 것은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미개척의 영역인 것이지만 말이다. 철저한 학습과 사회화만이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나의 또 다른 페르소나를 형성해 줄 것이지 않은가? 이러한 생각들 이면에는 나 조차도 모르게 숨겨진, 아니 숨길 수밖에 없었던 나의 본모습이 어딘가에 흩어져 있으리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상당히 긴 여정이 될 것만 같다. 나만의 서사시를 써 내려가기 위해 나는 가장 깊은 곳에 격리시켜 놓았던, 하지만 반감기가 영겁의 시간에 가까운, 그리고 여전히 상당히 강한 감마선을 내뿜으며 나의 내면을 병들게 하는 퀘퀘히 묵은 기억들을 꺼내보려고 한다. 이 또한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하나의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그전에 선행되어야 할 일은 스스로에게 한 걸음 물러서서 객관화를 진행하는 것. 기억의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차폐막을 설치하는 과정의 다른 말이라고도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오직 음악만이 유일한 치유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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