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가 지난달 마이너스 판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올해 4월 실적을 취합한 결과 국내외를 합한 글로벌 판매는 62만7천4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66만99대)보다 4.9%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차와 쌍용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선전했지만, 국내 완성차업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가 주춤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국내 1∼2위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량은 11만9천628대로 작년 같은 기간(13만5천601대)보다 11.8% 줄었다. 내수 실적에서는 쌍용차가 유일하게 플러스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판매(반조립 제품 포함)는 지난해 동월(52만4천498대)보다 3.2% 감소한 50만7천863대로 집계됐다. 르노코리아차는 선적 지연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에 363.9%라는 폭발적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쌍용차도 210.5%나 늘었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9천415대, 해외 24만9천373대 등 총 30만8천788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6% 줄어든 수치로 국내는 15.4%, 해외는 10.6% 각각 감소했다.
포터가 8천423대로 현대차 중 가장 많은 국내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 아반떼(6천382대), 그랜저(5천192대), 팰리세이드(4천461대). 투싼(4천175대) 등이 뒤를 이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G80 4천23대, GV80 1천753대, GV70 2천100대, GV60 796대 등 총 1만1천290대가 팔렸다.
기아는 지난달 작년 같은 달 대비 5.8% 감소한 23만8천538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2.0% 줄어든 5만95대, 해외에서는 6.8% 감소한 18만8천443대가 팔렸다.
다만 기아는 12개월 만에 월간 내수 판매량 5만대를 돌파했다.
기아가 국내시장에서 월간 5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은 2010년 이후 14차례뿐이다.
차종별 실적을 보면 봉고Ⅲ가 6천402대로 기아의 모든 모델을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레저용 차량(RV)의 명가'답게 쏘렌토(5천551대), 카니발(5천121대), 스포티지(4천556대)가 그 뒤를 이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에 작년 동월보다 117.4% 증가한 2만318대를 국내외에서 팔았다.
내수 판매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 지연으로 57.4% 감소한 2천328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 등에서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인기가 지속되면서 수출은 363.9% 늘어난 1만7천990대의 실적을 올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지연으로 전 모델에 걸쳐 공급이 충분치 않아 내수 판매가 감소했지만, 수출은 전달의 선적 지연 물량까지 더해지며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XM3는 1만6천267대로 월간 최대 수출 물량을 기록했는데 하이브리드 엔진 모델이 전체 수출량의 73%를 차지했다.
한국GM은 지난달에 작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1만9천785대를 판매했다.
내수와 수출 판매량은 각각 2천951대, 1만6천834대였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1% 감소했지만, 수출은 5.3% 증가했다.
수출은 반조립 제품을 더할 경우 4만8천756대로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26.9%로 올라간다.
쌍용차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에도 판매 회복세에 힘입어 내수와 수출이 모두 늘면서 2개월 연속 8천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