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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e Mar 30. 2020

쏘렌토 풀체인지 디젤 시승기

기아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히 바뀐 4세대 쏘렌토로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4세대 쏘렌토는 강인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준수한 성능을 내세우며 30∼40대 '젊은 아빠'를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6천대 이상 사전계약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30∼40대 고객으로 나타나 기아차의 이런 전략은 적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여의도 서울마리나 주차장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00km 구간을 시승하며 4세대 쏘렌토의 성능과 안전·편의 사양을 시험해봤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한 전면부의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는 신형 K5를, 가로형에서 세로형 디자인으로 바뀐 후미등이나 각이 많이 잡힌 후면부는 텔루라이드를 떠올리게 했다.

전체적으로 3세대 모델이 울룩불룩한 곡선으로 힘을 강조했다면, 4세대는 보다 직선을 많이 활용하면서 탄탄하고 정제된 디자인을 구현한 느낌이다.

시승용으로 제공된 차량은 4개 트림(등급) 중 가장 높은 시그니처로, 3천817만원(개별소비세 70% 감면 적용)짜리 모델이다.





외부에 나가서 엔진소리를 들어봐도 음색이 부드럽다. 그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으로 제기됐던 DCT 꿀렁임도 시험해 봤다. 출발할 때 꿀렁임은 없었다. 한강둔치 주차장에서 빠져나갈 때 요철을 40㎞/h로 넘을 땐 2열이 크게 흔들렸지만 이것은 DCT와 관계없다.





컴포트모드로 놓고 80~100㎞/h 정속주행을 한다. 살며시 발을 올리면 2000~3000rpm을 사용하며 부드럽게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재미삼아 중간 중간 발에 힘을 꾹 주자 출력이 급격히 높아졌는데 속도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배기량의 한계가 살짝 드러나는 모습이지만 패밀리SUV라면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엔진의 질감이나 반응 모두 준수하다.





주행을 하면서 스마트스트림은 디젤이라도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차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쁘게 말하면 디젤 특유의 짜릿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가솔린 엔진 같다. 승차감과 연비효율성에 집중한 현대차의 노력과 방향성이 느껴졌다.

차량 거동도 흠 잡을 곳 없다. 너무 묵직하지도 경쾌하지도 않은 가속과 흔들림 없는 차체. 주행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어갔다. 조향에 대한 느낌도 명확했고 차체 반응도 솔직히 전해진다. 노면진동과 소음도 잘 억제한 데다 풍절음도 130㎞/h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생각해 왔던 쏘렌토와 다르다. 세련되고 정숙하고 많은 게 만족스러운 차였다. 승차감과 노면 스트레스, 일상주행에서 가속도 모두 준수해 자동차 자체에 대한 만족감과 신뢰도가 동시에 올라갔다.

1700㎏이란 무게와 큰 차체를 보유한 차급의 한계는 있다. 급한 제동이나 급가속에는 매우 약하다. 쏘렌토는 1차선 도로가 많은 지방에서도 수요가 많다. 앞에 경운기나 트럭이 있을 때 추월하기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쏘렌토라는 차는 이런 사소함 때문에 비난 받을 차가 아니라는 생각에 급가속 등에 대한 아쉬움은 묻어두기로 했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는 다양한 안전사양과 기술은 이 차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줬다. 





주행을 마친 뒤 차량 내부를 더 살펴봤다.

6인승 모델이어서 2열과 3열 모두 좌석이 각각 2개씩 따로 놓여 있었다.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편안한 구조로 보였다.





3열은 좌석 높이가 낮아 1·2열만큼 편하지 않겠지만, 평소엔 접어놓고 트렁크 공간을 넓게 쓰다가 필요한 경우에 펴서 사용하면 적당할 것 같았다. 버튼 하나로 2·3열 의자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점도 좋아 보였다. 7인승 모델은 2열 가운데 의자가 하나 더 붙어있는 구조다.

기아차는 4세대 쏘렌토에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3세대보다 차체가 더 커졌다며 기존 중형으로 분류하던 쏘렌토를 준대형으로 불렀다.





무난한 패밀리SUV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에게 신형 쏘렌토는 너무 강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색적이라는 느낌도 들 수 있다. 기자 생각엔 신형 쏘렌토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뛰어난 제품이고 시대의 트렌드를 철저히 반영했다. 완성도도 높다. 패밀리SUV로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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