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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다섯 살] ep.50_소중해



우주     엄마, 그때 그 아기 있잖아. 우주 언니야, 나랑 같이 놀자, 했던 아기.

나        시안이?

우주     응, 시안이. 시안이가 그때 자꾸 나한테 우주 언니야, 같이 놀자, 그랬어.

나        그랬어?

우주     나는 엄마한테 가고 싶은데 시안이가 자꾸 놀자고 그랬 어.

나        우주는 엄마한테 가고 싶었어?

우주     응, 우주는 소중한 엄마한테 가고 싶었는데.

나        엄마가 소중해?

우주     응, 엄마는 우주한테 소중하잖아. 소중한 엄마한테 가고  싶었는데.     


며칠 전 우주는 소중하단 말을 처음 썼다.

어린이집 친구 준영이가 자꾸 우주가 마시고 있는 뽀로로 주스를 달라고 했단다.


“준영이가 자꾸 소중한 뽀로로주스를 달라고 했어!”


그 말이 하도 우스워 나는 까르르 웃었다. 


“소중하단 말을 어디서 배웠어?”  


우주는 내가 웃는 말에 반응한다. 

내가 많이 웃으면 잔뜩 칭찬받는 기분이 드는가 보다. 그래서 아주 질릴 때까지 그 단어를 쓴다.     


“엄마, 소중한 새싹이 조금 더 자랐어!”

“엄마, 미안해. 엄마 소중한 커피를 내가 쏟았어.”

“엄마, 여기 다쳤어? 왜? 소중한 엄만데 조심해야지!”     


그래서 우리 우주, 잠들기 전 내 목을 그러안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소중한 엄마, 잘 자.”     


이런 고백은 처음 받아봤다.

내가 소중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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