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작가 Oct 30. 2023

행복에도 비즈니스의 핵심이 필요해

'인사이드아웃' 말고 '아웃사이드인'으로

어머니가 이름 붙인 '시골밥상', 여기에 비즈니스의 핵심이 숨어있다?!! 

희망도서와 신간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이들의 즐거움은 늘려주고 고통은 줄여주려는 생각이 외적 정합성을 만들어내는 핵심 원리다. 반대로 나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인사이드아웃 사고를 통해서는 아무리 유능한 기업도 외적 정합성을 맞추기 어렵다."

- 이홍, 전상길 지음,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


2023 세움북스 신춘문예 시상식 다녀오고 지역 도서관에 <<세움북스 신춘문예 작품집(2023)>>을 희망도서로 신청해 두었다. 희망도서를 찾아가라는 도서관 문자. 그곳에 간 김에 신간도 살펴보다 제목에 끌려 잡은 책이 저 책이다.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 그래, 있겠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응용할 요소가 있을 것 같아 관심도 없는 경제 분야 책을 집었다.

사실 우리는 꼭 자영업자나 무언가를 운영하는 대표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나 가정이나 직장, 모임 등에서 부딪치는 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나 같은 경우,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주된 고객이니까 그들의 관심사와 마음을 알면 그만큼 유리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생계를 내팽개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래서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비즈니스의 핵심 파악하기


어려운 경제 용어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옷을 고를 때 '핏'이 좋은지 살펴보는 것처럼 경영학에서는 '핏'에 해당하는 용어를 정합성이라고 표현한단다. 

"외적 정합성은 옷을 살 때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거나 골프를 칠 때 몸이 타깃 방향을 향해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처럼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특히 고객 환경에 적합한지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내적 정합성은 옷을 살 때 몸의 특성에 맞는지를 살펴보거나 골프를 할 때 리듬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과 유사하다."

여기서 외적 정합성을 높이는 사고방식이 '아웃사이드인(outside in)'사고인데, 영화 제목이 생각나는 '인사이드아웃(inside out)' 사고와는 반대다. 쉽게 말해 나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의 시각에서 나를 바라보는 사고를 '아웃사이드인' 사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원 강사인 나를 예로 들면,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면 좋겠는데, 아이는 선생님이 말한 가르침이 아닌 자신들이 해왔던 방법대로 문제를 푼다. 물론 선생님이 푸는 방식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방법으로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유연하게 적용시킬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아이들이 많다.

샘의 입장인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고민이나 마음속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그들보다 세월을 더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단정 지어 생각하거나 바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짙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선 나의 생각보다 아이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부터 파악하고, 원인을 찾아가는 게 우선시되어야 소통이 가능할 때가 많다.


행복이라고 다를까?


다시 시골밥상으로 돌아가보자. 앞에 놓인 사진은 어제저녁 우리 집 밥상이다. 어머니는 가정적이고 모성애가 큰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가족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주말, 한 끼 정도는 밥상에 모여 둘러앉아 얼굴 맞대며 밥을 먹기를 간절히(?) 원한다. 윗집에서 준 늙은 호박을 갈라 속을 파내어 전을 부치고, 페북 친구인 어느 목사님의 이모가 수확한 당진 호박(여기에도 호박이 들어가네) 고구마 삶고. 동생이 오일장에서 사 온 과일을 올렸다. 화룡점정은 지인에게 받은 '레터링 접시 찻잔 세트'이다. 찻잔을 앞접시 대용으로 잘 쓰고 있다. 찻잔 세트를 선물해 준 지인은 가족이 둘러앉아 차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며 우리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빌어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보내준 것이다. 

책을 읽다가 우리 가정을 생각해 준 지인의 마음이 바로 '아웃사이드인' 사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뭐가 필요할까 고민하는 마음이 바로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살피는 비즈니스의 핵심이 아닐까? 즐거움을 늘려주고 고통은 줄여주려는 생각. 경영학에서 말하는 외적 정합성을 지인은 간파한 것이다. 

우리가 맛보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행복이라는 것도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사회적 존재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마음을 조금 더 넓게 가진다면 행복이라는 친구를 어디서든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인증샷을 보내준 내게 지인은 한 마디 한다. "저는 사진 보고 침이 고였어요." 그렇다면 나는 아직 멀었다. 배고플 지인 생각은 못하고 자랑스레 사진 먼저 보냈으니... '인사이드아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