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우리 역사

발해야, 미안해!

by 윤작가

삐쳤는지 좀 강하게 살아보자 싶은지, 아니면 그래, 난 나대로 산다는 것인지 요 며칠 동생의 카톡이 없다. 솔직히 편하지만 마음은 조금 신경쓰인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역사 연구 모임. 거창한 건 아니다. 우리 역사를 연대순, 시대순으로 살펴 보고 있다. 이 달의 주제는 발해, 아픈 손가락, 발해이다.


발표자의 성의있고 풍부한? 발표 자료에 이렇단 말이지, 이랬단 거구나 싶다.


해가 지나도록 학원 책상에 고이 놓인 유득공의 <<발해고>>. 솔직히 잘 읽히지 않았다. 이지성 작가의 책을 읽고 인문 고전에 도전하고자 큰 맘 먹고 친히 산 책이건만. 이 책을 펼치기가 왜 이리 힘든 건지.

국가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복60주년 사업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발해 옛 성터를 비롯 우리 역사의 흔적을 찾아 10년 전, 청소년들과 그 땅을 밟았다는 발표자.


현재 자기 소유에 있다고, 우리의 유적지를 자기네 것이라 우기는 중국. 안중근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돌과 십대들. 일본 정부와 지역 사회의 방치로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우리 민족 열사들의 숨결이 깃든 장소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글을 쓰는 것. 물론 외국에도 양심적인 이들이 존재한다. 자신들이 먼저 우리들도 생각지 못 한 우리의 역사를 찾아나서고 기념비를 세우고 추모 행사를 열고...


드라마 대조영을 보지 못했다. 몇 번 보고 기억을 못 하는지도. 그때나 지금이나 우린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구 열강들은 늘 감놔라 배놔라 돕는 척 군침을 질질 흘리고.


하여 나는 이제 조금씩이라도 알아가고 싶다. 알려주고 싶다. 고구려를 계승한 민족으로 독자 연호를 쓰고 수많은 말갈족을 다스렸던 나라. 서글프게도 그들의 후손에게조차 외면 당한 채 옛 성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그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천 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을 때 자신의 얼을 이어 받은 후손들이 자신들을 고구려를 계승한 당당한 민족이 아닌 어디에 속했는지도 관심없어하는 맹숭맹숭하고 밋밋한 현재 속으로 바꾸어 놓았을 줄 알았을까?


영웅은 간 곳 없고 성터만 바람에 나부끼누나.

과거를 잊어버린 현재의 백성들은 미래도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자각이나 하고 있으려나.

돈이 모든 것의 척도가 된 사회에서 정작 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가 드러날까 전전긍긍.

힘 없고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들만 죽어난다.

그래도 누군가는 살아서 외쳐야 하고 그래도 누군가는 살아서 걸어가야 한다.


아픈 발해여, 방치된 민족의 숨결이여, 우리를 용서하소서. 다시 힘을 주소서. 힘 없는 메아리. 단 한 명의 외침이어도 메아리는 다시 돌아오듯 살아있는 혼은 반드시 되살아날 것이다. 부디 그때까지 무사하라. 다시 한 번 그 땅을 밟을 때까지. 낙심치 말고 눈 감지 말라. 다시 한 번 내 손으로 그 흙을 만지고 바람을 느끼고 지나간 영웅들의 숨소리를 들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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