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이자,
당신이 떠난 날이라
아이들과 함께 영가등을 올린 절에 다녀왔어.
날이 참 차갑더라.
법당 안은 또 왜 이렇게 더 춥니.
올해 많은 일들이 일어난 가운데
난 당신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믿어.
벼랑 저 끝까지 우리를 떠밀진 않을 거라고.
벼랑 끝에선 젖 먹던 힘을 다해 우리를 받쳐주고 있을 거라고.
훗날 내가 사후세계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고맙다고 쿨하게 인사 전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내고 있는
나를 보호해 줘.
살다 살다 더럽게 힘들었던 날엔
당신 흉도 보고
원망도 했던 거 사실이야.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결국
우린 아이들의 부모이기에
그 책임을 각자의 자리에서 다할 수 있는
현명한 엄마, 아빠로 남길 바래.
아이들이 소원도 빌고 소원등도 올렸어.
안 이뤄지면 다 아빠 책임이라고,
셋이 킥킥대며 기도했어.
또 올게.
따뜻한 봄이 오면.
그땐 당신도 더욱 편안해져 있길 바라.
참 그거 기억나?
당신 처음 기일에
큰딸이 그 추운 겨울날 납골당 앞에서
리코더로
"울면 안 돼" 연주해 주었던 거.
꽁꽁 언 손 녹여가며.
우리 가족, 이제 정말 울지 않게 힘 좀 써봐.
믿는다!믿어볼게!!!
안녕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