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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렌디퍼 Dec 11. 2024

1000원은 구겨져도 1000원이야.

막 살지말아요.

꽤 많은 실패와 시련들이 누구에게나 일어납니다.

사건의 경중이란 없겠지요.

누구의 아픔이 더 고통스럽겠다,는 그저 찰나의 비교일 뿐

결국 나의 작은 가시와 베임이 가장 아플 뿐입니다.


요즘 저에게 계속하는 혼잣말이 있어요.

"잘하고 있어. 잘 버텼고 버티고 있어."


과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어요.

늘 나의 안위보다 다른 사람의 기분과 태도에 흔들려 갈대처럼 갈피를 못 잡으며 나이만 들었던 세월.

어렸을 땐 그저, 칭찬과 인정이 나의 배터리 같은 거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배터리는 일회용이라 금방 방전되어 다른 배터리로 갈아 끼워야 하기에 늘 부족함과 두려움과 불안으로 다른 배터리를 찾아 헤맸던 거죠.


사실 지금도 그 습성은, 기질은 잘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노력하고 있죠.


내가 스스로 나의 배터리와 연료를 만들어가기 위해

혼잣말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 혼잣말들이 내 귀에 박혀 아주 미세한 진동을 만들어줍니다.

그 진동은 결국 나의 뇌와 마음을 변화시켜 건강한 주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채워주는 작업들을 하겠죠.


얼마 전, 김미경 님의 "딥마인드"를 읽었어요.

자기 계발과 미라클 모닝의 창시자라고나 할까요?

암을 진단받고, 사실 모든 자기 계발서들을 끊어내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나에게 이런 아픔이 오는 것은 무언가 설득되지 않았어요.

아니, 배신감 같은 거였어요.


그냥 대충 살다가 암진단을 받았다면, 억울함이 목까지 올라오진 않았을 것  같았어요.


새벽마다 미라클 모닝을 하며, 잠을 줄이며, 욱하는 감정에 이것저것 행동하고 실행하던 나의 모습에 취해 내가 아파가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책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서 자기 계발을 삭제하고, 소설과 에세이로 치유받기 시작했습니다. 고전소설도 읽고, 현대소설도 읽고 다 잘될 거야 라는 같은 주제의 에세이를 읽고 또 읽었어요.

그러던 중 얼마 전 김미경 선생님의 딥마인드에 관한 영상을 접하고,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내가 잇마인드, 남들이 정해놓은 틀과 욕구에 갇혀 막살았었구나. 열심히 막살며 내 몸뚱이를 사용했구나."


김미경 선생님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남은 건 사업의 실패와 나빠진 건강뿐이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것이 불과 1-2년 전이었다고 고백하셨어요.


네, 맞아요.

제가 올해 아프고 나서 느꼈던 절망감이 그대로 전해졌고, 다시 일어나신 원동력이  "딥마인드"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마치 고해성사 같은 책이었습니다.

열심히 살라고 채찍질하던  대장이, 사실 그 방법이 올바른 것이 아니었다고 ,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고 이제와 용기 있게 커밍아웃하는 책이었어요. 이 또한 저에게 얼마나 시기적절한 처방전이었나 모릅니다.


열심히 막살지 맙시다.

자꾸 거듭거듭 나에게 물어봅시다.


괜찮니?

뭘 하고 싶어?

마음이 어때?

실패해도, 너야.

1000원짜리 지폐가 구겨져도, 1000원이야. 가치는 변하지 않거든.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이라는 이벤트 안에서

나라도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 주고, 안아주기로 해요.


다른 사람의 평가는, 당분간 뒤로 보내버리고요.


저는 또 이렇게 토해내고 정리하며, 저와 한껏 친해졌습니다.^^


결국 읽기와 쓰기는 치유로 가는 지름길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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