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우씀 Nov 25. 2016

감각의 기억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그 맛은 내가 콩브레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레오니 아주머니 방으로
아침 인사를 하러 갈 때면,
아주머니가 곧잘 홍차나 보리수차에 적셔서 주던 마들렌 과자 조각의맛이었다.
실제로 프티트 마들렌을 맛보기 전 눈으로 보기만 했을 때는 아무것도생각나지 않았다.

[...]

연약하지만 보다 생생하고, 비물질적이지만보다 집요하고 
보다 충실한 냄새와 맛은, 오랫동안영혼처럼 살아남아
다른 모든 것의 폐허 위에서 회상하고 기다리고 희망하며,
거의 만질 수 없는 미세한 물방울 위에서
추억의 거대한 건축물을 꿋꿋이 떠받치고 있다.”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소설 속 주인공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지만, 전혀 기억해내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건네받은 마들렌을 홍차에 적혀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토록 찾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미각 하나로 마법처럼 되살아난다.


 이처럼 ‘기억’이란 기능은 이성이 하는 일인 것 같지만 사실 감각이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날의 분위기, 그날의 향, 그음식의 맛은 자신의 의미 있는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매콤 달콤한 밀떡볶이를 한입 베어 물면 학창시절 친구들이 생각나는 것 처럼 말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의미 있는순간과 정말 좋았던 식당들 대부분은 이러한 감각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이 기억하는 가장 최고의 요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맥주가 맛있어지는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