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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우씀 Nov 27. 2017

시선의 공간

"시선의 동승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에 바뀐 계절을 깨닫는 것처럼, 

시나브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앞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들.

바구니 속 콩나물처럼 스마트폰에 고개를 박고 있는 지하철 속 사람들.

연일 뉴스 속에는 스마트폰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쏟아내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우리가 방해받지 않는 공간과 혼자인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의 시선도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붐비는 지하철 우리의 눈은 앉을 자리만 찾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요리조리 시선의 빈자리를 찾는다.

동승하는 택시가 불편하듯 시선의 동승은 우리를 썩 불편하게 만든다.

시선이 자기 자리를 찾기 전에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게 될 경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선을 피한다.

서로에게 잘못한 것이 없지만 피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시선의 공간을 제공한다.

누구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

지극히 사적인 시선의 자유 공간.

사람들은 그것이 필요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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