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케어 프로그램을 만들다(4)

어쩌면 나도 나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by 미세

프로그램을 정비해 만든 두 번째 분위기 가꾸기 워크샵 프로그램.

이번에는 개인별 피드백은 제외하고, 줌 회의로 일 주일에 한 번씩 한 달 과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자료를 읽고 스스로 적용, 피드백을 받는 것이 주 내용이었던 챌린지 때와 달리, 워크샵에서는 함께하는 실습 파트를 많이 넣었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 내 자세가 무너지는 순간을 골라 스트레칭 하기, 내가 몰랐던 나의 말투와 목소리 가다듬기 실습, 내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그걸 전환시키는 방법, 굳은 얼굴 표정 미소로 풀어주기 등등.

이런 것들은 직접 몸으로 함께 체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면 챌린지보다는 원격이지만 서로의 얼굴과 반응을 바로 볼 수 있게 진행하는 것이 훨싼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둘이서 함께한 덕에 참가자 모집도 나 혼자 할 때보다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열심히 ppt자료를 만들고 대본 준비도 실수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 대망의 첫 워크숍, 긴장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하고 모니터 앞에 자리를 잡았다.

드디어 참가자들이 하나둘 접속을 했고, 내 노트북이 하필이면 조금 소리가 끊겨버리는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전자기기들은 꼭 중요한 순간에 이런다. 어쩌면 녀석들은 자아가 있어서 그런 순간들을 몰래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이내 순조롭게 흘러갔다.


내가 말이 조금 빨라질라치면 현진님이 카톡을 사용해 속도 조절 메시지를 보내주고, 내가 화면에 자료를 띄우는 동안 공백이 생기지 않게 서포트를 해주는 보조강사 역할을 해주셨다.

프로그램의 첫 워크샵임에도 참여자들의 반응이 적극적이어서 나도 더욱 편하게, 하나라도 더 말해주려는 태도로 진행할 수가 있었다.


어찌 보면 상당히 추상적일 수도 있는 ‘분위기’, ‘아우라’라는 주제. 그런 주제임에도 흥미를 느끼고 참여해 주신 분들이 많았고, 또 그것을 이해하기 쉽고 신뢰감 있게 구조화해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점에 있어서 우리도 자부심이 있었다.


워크샵을 마치고 받은 후기들 중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지금까지 했던 다른 시도들과는 다르게, 정말 뭔가 바뀔 것 같아요. 나도 나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였다.


그걸 읽는 순간 난 스스로 진부한 표현이지만 가슴이 뭉클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국 나와의 불화로 고통받는가. 내가 나 자신과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먼저, 그리고 그 조화로움이 언행과 자세와 태도에 묻어나오는 것이 남이 느끼는 ‘분위기’다.


아무리 좋은 페이스 컨설팅, 화장법과 패션 컨설팅을 받고, 책에 나오는 스피치 스킬을 훈련해도 결국 나를 부정하고 남을 따라가려고 하면 그 간격이 언젠가는 벌어지게 마련이다. 20대 초중반 정도까지는 그게 먹힐지 몰라도 그 시기를 넘어가면 감 좋은 사람들은 언제고 그 미세한 차이를 감지한다.


나도 스스로와 실컷 불화해 본 사람이라 그 기분을 정말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입은 이 몸을 훌쩍 헌 옷처럼 갈아입고 싶은 마음, 다른 사람으로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 나도 나를 좋아할 수 있나, 하는 물음에 그렇다고 선뜻 대답할 수 없는 마음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게 정말 가슴 깊이 뿌듯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이 기술을 배운다면 앞으로 남은 삶은 조금 더 나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남들에게 ‘왠지 분위기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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