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삶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정해진 수만큼 일어난다,
극히 소수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어릴 적의 오후를 몇 번이나 기억할까?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해,
없었으면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어릴 적 오후,
기껏해야 네다섯 번이다.
우리는 보름달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스무 번?
비록 아직까지는 다 끝이 없어 보이지만.
소설 마지막 사랑에서
어린 시절의 오후, 나는 몇 번이나 기억해 낼까?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을 것 같은 어릴 적 오후,
나는 없는 듯하다.
매일이 매일의 반복이고, 삶이 삶의 반복이었다.
보이는 게 달라지고 먹는 게 달라져도,
결국은 같아진다. 결국은 반복이다.
삶의 반복은 익숙함을 뜻하고, 소중함을 모른다면. 익숙함의 반복은 권태를 뜻한다.
하지만 끝이 없어 보이기에, 소중하다 느끼기는 어렵다.
나는 만월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아니, 몇 번이나 더 볼까?
볼 수 있어도 잘 안 본다.
달은 항상 거기 있기에.
형태가 변해도, 한 달이 지나면 결국 또 돌아오기에.
언제쯤 이 모든 게 끝이 있다고 느껴질까.
언제쯤 이 모든 게 끝이 있다는 걸 인정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