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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May 12. 2023

오늘 하루 어떤 것에 설레었나?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길

취향의 시대다. 남들과 다른 취향, 독특한 취향, 인스타 피드만 봐도 느껴지는 고유의 취향들로 팬이 생기고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브랜딩 하는 시대이다. 나만의 취향이 이렇게 중요한 시대라니.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단순히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옷 스타일을 좋아하고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모르겠다. 하루하루 내가 뭘 좋아했고 무엇에 살아있음을 느꼈는지 꾸준히 적어보면 알게 될까?


오늘 하루 날 설레게 한 것들


1. 수영

요즘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기초 반이 새벽 반뿐이라 잠을 포기하고 나가고 있다. 아침잠도 많고 무엇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을 그토록 힘들어하는 내가 수영을 되도록 빠지지 않고 가려고 하는 이유는 ‘발전’이 느껴져서다. 처음엔 발차기와 숨쉬기가 동시에 안되어서 숨을 쉬려고 하면 가라앉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며칠 반복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발차기와 숨쉬기를 어느 정도 동시에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제법 진도가 빠른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섞여 단계를 나아가고 있는 나를 보게 되니 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빠지는 것이 아쉬워 일찍 일어나 되도록 수영을 가게 된 것이다. 적당히 단계를 나아가는 것, 1시간의 집중, 긍정적 평가. 이 세 가지의 조화가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을 이겨내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2. 새로운 카페

성수 출근길에 ‘onion’ 카페에 들렀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 친절한 대화, 커피 향, 커피를 기다리는 순간, 맛을 보는 순간들 모두 설렜다. 나에게 카페는 프리랜서의 기간과 회사생활 모든 부분에서 정신적인 안식처이자 작업공간이다. 우리나라에 카페가 많다는 것은 나에겐 참 다행인 일이다. 나에게 카페는 여유로운 곳, 혼자 있지만 혼자가 아닐 수 있는 곳, 커피 한 잔 가격에 공간과 문화를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새롭게 맛보는 커피맛이 좋다면 잠시 잠깐 행복할 힘을 얻는다.


3. 공연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로 이뤄진 한빛예술단의 ‘노래가 나를 데려가’ 공연을 보고 왔다. 공연에 초대해 준 교회 언니도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예전에 한빛예술단에 소속되어 있었다고 했다. 사실 출근 이틀째 날이고 공연이 고덕역이어서 가는 길이 고되긴 했다. 공연 중에 약간 졸음도 왔고 너무 길면 피곤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과 작은 공연이겠지 하고 기대를 하지 않았기도 했다. 그냥 음악회라고 생각했는데 스토리를 가진 뮤지컬 같은 공연이었다. 주인공인 ’ 아름‘ 양의 목소리가 정말 옥구슬이 흘러가는 목소리 었는데 오늘 오후에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내 삶의 걱정들을 위로해 주는 가사들과 더불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예상치 못한 공연에서 위안과 감동을 얻었다.


잠깐의 불안과 두려움으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잊히고 잠깐의 행복으로 하루의 고됨과 괴로움이 잊힌다. 그냥 그것이 반복되고 요동치는 것이 삶인가 보다. 그 요동의 폭이 너무 힘들고 버거울 때가 있는데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견뎌냈다. 칭찬한다 나의 하루. 내일은 또 어떤 것으로 설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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