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여행, 엄연한 비즈니스트립인거다
치앙마이.
방콕에서 720km 떨어진 이 도시의 매력은 끝도 없다.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크고, 문화가 발달한 도시.
유럽 은퇴자들의 천국, 노마자들이 꼽는 1위 여행지.
싼 물가에 평화로운 분위기가 더해져 매년 100만명 이상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곳.
그동안 치앙마이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다.
언젠가 한번은 가겠지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게 될줄은 몰랐다.
발단은 약 열흘 전, 3월 초의 어느날이었다.
얼마전 세계여행을 하고 돌아온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치앙마이가 화제로 떠올랐다.
순간 심봉사가 눈 뜬것만큼이나, 번쩍 귀가 뜨였다.
당시 나는 '방황'에 관해 책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진전이 잘 안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쓰고싶었던 주제였고, 글감도 많았는데, 왠일인지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고민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책은 올 하반기에 유럽에서 아주 은밀하게 쓰여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책쓰기에 착수하게 되었고, 생각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던 중....치앙마이, 이 단어를 듣자마자, 번개치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생각은 바람이 잔뜩 넣은 풍선처럼 순식간에 부풀어갔는데, 이미 내 몸이 치앙마이에 가 있는 것 처럼 느껴졌고, 벌써 치앙마이에 도착해 한달 동안 글쓰며 잘 살고 있는 내가 보일 지경이었다. 심지어 만질 수도 있을 것처럼 생생했다. 속칭, 마음이 붕- 뜬 상태. 이 정도로 강하게 느낌이 오는 일은 '이유를 불문하고' 반드시 해야한다, 는 지론을 갖고 있다.
문제는 4월에 할 일들이 예정돼 있다는 것. 그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현실로 생각이 미치자, 다시 치앙마이가 멀어져갔다. 그런데 그 후로 일주일 동안 일이 희한하게 흘러갔다. 4월의 일정이 하나 둘 취소되어 갔는데, 마치 내가 치앙마이에 가야한다고 누군가 나서서 주장하는 것만 같았다. 나는 스케줄을 정리되자마자,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얄짤없는 딱 한 달의 시간.
어찌될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내가 가본 적 없는 곳으로, 해본 일이 없는 일을 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이 어떨지,
그 결과가 어떨지,
나는 모른다.
다만,
이 순간, 이 하루에 충실하다보면, 최선을 다하다보면 뭔가가 생기겠지. 그렇게 믿을 뿐이다.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중, 나탈리 골드버그
내 글이 햄버거가 될지, 푹 끓인 곰탕이 될지, 비빔밥이 될지, 갈비찜이 될지, 야채전골이 될지...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다. 이번 책은 전 책과는 조금 다른 프로세스로 진행될 거 같다. 내 생각이 좌우하기보다 직관적으로 쓰여지지 않을까? 내가 할 일은, 일단 노트북 앞에 궁둥이 붙이고 앉아 매일 글을 쓰는 것. 내 모든 신경을 여기에 집중하고 싶다. 이미 매직은 시작되었다. 출국 D-day는 3월 28일. 버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