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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Mar 31. 2016

지도 밖에도, 길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꼬르도바' 갔을 때 일이다. 꼬르도바는 꼬르도바주의 주도로,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700km에 떨어져 있다. 대학이 많고, 젊은이의 인구비율이 높은 대표적 교육도시다. 

도착한 첫 날, 아무런 계획없이 시가지를 걷고 있었다. 

꼬르도바 시가지 풍경

나는 새로운 곳을 가면, 보통 첫 날은 계획없이 그곳을 걸어서 헤집고 다닌다. 시가지는 어떻게 구획되었는지,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은 어떤지,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등과 같은 자잘한 것들과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아보기에 좋다. 한 손에 지도를 쥐고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 무심코, 내가 어디쯤 왔는지 확인하려고 지도를 폈는데. 이런. 내가 서 있는 곳이 지도에 없는 게 아닌가!


내가 어디 있는지 알 길이 없어지자,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졌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영혼이 탈탈, 털리는 느낌! 멘붕.

꼬르도바 시티맵. 어디에도 내가 없다고 생각하니 순간 멘붕.

허겁지겁 지나는 현지인을 붙잡고 도움을 요청했다. 

제가 지금 어딨는거죠?? 지도엔 안나와요!!!! 다급하게 말하자, 현지인이 지도를 보면서 말했다. 

 

"아, 당신은 길을 잃은게 아니에요. 그냥 지도에 안나오는 '외곽'에 있을 뿐이죠."

 

현지인의 도움으로 나는 다시 지도안의 세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보니,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해도, 나는 결국 지도가 정해준 반경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지도밖으로는 잘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내가 정말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에도,  지도 '안'에서만 을 찾고 있더라는 거다. 

그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지도를 움켜쥔 자에겐, 지도안의 세상만 존재한다'는 것.



지도 '밖'에도 수 많은 길이 있고, 더 넓은 세상이 있다.  

가끔은 대놓고 지도밖으로 나가 봐야한다. 

내가 아는 세상보다 훨씬 큰 세상이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어쩌면 지도 밖에 더~큰 세상이 있을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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