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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Nov 14. 2017

누구나 작가다

나만의 이야기를 쓴다면

작가가 된다는 것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있지만, 작가로 인정받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작가로 오래 살아남으려면 재능이 있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근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작가의 비결이라는 게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고 판에 박힌 말을 자꾸만 해대는 것도 이유가 있다. 쏟아내는 아웃풋이 많은 만큼, 들어가는 인풋도 졸라 많아야 한다. 조오오오올라. 그럼에도 작가의 세계가 구축되면 스스로가 그를 무너뜨리기 전에는 깨지기 어려운 확고한 세계가 형성된다. (이 세계는 작품 세계일 수도 있고, 작가 자신의 세계일 수도 있다) 그 세계 안에서 작가는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마술사가 된다. 천지창조를 하듯 캐릭터를 구축하고 배경을 설계하고 스토리를 짜내어 마치 현실 세계처럼 생생히 살아 움직이도록 만들 수도 있다. 작가는 자신의 세계를 만드는 창조자이자, 그 속을 누구보다 먼저 여행하고 돌아오는 여행가이기도 하다.

   

유머작가 '커트 보네거트'는 “만일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싶은 데 게이가 될 배짱이 없다면 예술을 하라”고 권한다. 부모에게 한 대 처맞고 싶다면 기대를 저버리고 싶다면, 전업작가가 되라는 조언도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된다는 말은, 그토록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ㅎㅎㅎㅎ 하긴 작가는 직업중 기대수명이 가장 낮은 직군으로 분류된다. 작가는 자격증도 없어서, 누구를 진짜 작가로 할지 모호하다. 작가는 협업도 어려운 작업이다. 대개는 고독하게 자신만의 작업실에 앉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글을 써나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많은 이들이 작가를 꿈꾸고, 또 작가로 수명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뭔가가 있다는 뜻일게다. 



글을 쓰며 산다는 것


지금껏  나는 여러 직종을 누비며 살아왔다. PR 컨설턴트, 기자, NGO 활동가, 바리스타, 여행가 ,

인도히말라야 원정대 탐사대장, 연구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요새 누가 뭐 해먹고 사냐고 물으면, '작가'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3권의 책을 내기도 했지만, 누군가를 입다물게 만드는 좋은 타이틀이기도 하니까.


어디가서 '작가' 라고 하면, 사람들이 먼저 생계부터 물어본다.  

"어떻게 밥은 먹고 사시나요?"


밥은 삼시세끼 잘 먹고 살지만, 다들 알다시피, 작가란 게 사회에서 살아가기 아주 어려운 직종 중 하나다. 자살하는 비율도 높고, 경제적인 여건도 좋지 않다. 유명 작가를 제외하고는 글써서 밥 벌어먹기는 쉽지도 않다. 대학때 국문과를 나왔는데, 사람들이 농담삼아 '굶는 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쯤되면 작가라는 직업의 사회적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알 것이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지점이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책을 한권 쓰고 싶어요"라고 고백해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거다. 

아무래도 '내 책을 낸다'는건, 세계여행 다음으로 로망스러운 일인 듯 하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자들은 흔히들 이렇게 얘기한다.


“그런데... 나는 작가가 되기엔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건 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거 아닐까요?”


맞다. 책을 쓴다는 건 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그런데 말의 선후가 바뀌었다. 좀 특별한 사람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글을 쓰면 좀 특별해진다. 그게 진실이다. 


"아임 어 스페셜 가이. 데헷!" (이미지출처: www.flickr.com)


누구나 작가다


이쯤에서 고백 하나 하겠다. 

나는 '활자중독'에 '메모광'이다. 6살 때부터 지금껏 읽은 책이 줄잡아 1만권에 달하고, 수십 권의 수첩을 적어왔다. 심지어 대학에서 국문과를 전공했고  여지껏 3권의 책을 내었다. 그렇지만, 글쓰기를 잘한다고 하면? 글쎄.... 잘쓴다?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뿐더러, 실은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게 글은 잘하는 영역보다는, 친숙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건, 사람들에게 잠재돼 있는 수 많은 '이야기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잘 쓰는 글은 기교가 화려한 글이 아니다.  문장이 좀 무너지더라도 그 사람의 인생이  솔직하게 잘 드러나면 그건 정말 좋은 글이다. 즉, 누구에게라도 좋은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은 글이다.  그래서 굳이 '자연스러운 글쓰기'라고 이름을 붙였다. 자연스러운 글쓰기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글쓰기이며,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는 울림이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누구나 작가이고, 작가가 될 권리가 있다. 이걸 잘 표현해둔 말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통해 한 편의 거대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는 작가이며,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다. 


이야기에는 삶을 바꾸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고, 그 힘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는 그런 이야기의 힘을 직접적으로 받은 큰 수혜자다. 책을 좋아했지만, 살면서 '작가'가 되리라고 꿈꿔본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보잘것없다고 여겨왔던 내 삶을 다시 보게 된건 그를 이야기로 풀어내면서부터였다. 이야기를 통해 나를 통째 긍정하게 되는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힘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졌다. 특히 이런 사람들. 


죽기 전에 한번은 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

언젠가 내 책을 한권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사람. 

글 쓸아이디어는 많지만 제대로 써지지 않는 사람.

뭔가 내 인생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


이들을 위해 뭔가 해보고 싶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싶어하고, 그를 통해 당신의 진짜 목표를 이루도록 내가 가진 뭐라도 전하고 싶었다. 그게 내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많은 것들을 되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니까. 오늘도 꿈을 안은 채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을 당신에게 들려주고픈 말이 있다.   


타인에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차별화된 무기가 있다. 
바로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는 것이다. 
나를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바로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는 것이다. 

봤어? 내가 뭘 쓸 수 있는지?? (이미지출처: www.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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