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한 특별한 마음가짐

by 김글리

도전의 가장 큰 적은?


내 이야기를 직접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게 2년이 되었다. 하지만 과연 가능할지 알 수가 없었다. 주저하면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한번도 안 해본 일이기 때문에 시작도 어렵고,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건 전문가가 해야하는 게 아닐까??


그러다 얼마전 독립출판 제작자들의 마켓인 ‘퍼블리셔스 테이블Publisher's table’을 다녀왔다. 독립 창작자들이 직접 책을 만들어서 그를 파는 장인데, 가보니 정말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저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걸,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해서 ‘자신만의 책’으로 만들었는데, 사이즈도 제각각, 내용도 제각각, 방식도 제각각, 대체 이런 것도 책이 될까 싶은 것들도 많았다. 이걸 대체 어떻게 만든 걸까? 여러 명의 창작자들에게 붙잡고 물었는데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독립출판워크숍 수업을 듣고 한 달 만에 만들었어요.책을 내고 싶었는데 기존 출판 시장은 좀 어렵잖아요. 그래서 직접 만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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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셔스테이블 페북 1.jpg 독립출판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책과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 퍼블리셔서 테이블 페이스북)


내가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친구들은 한 달만에 뚝딱, 자신들의 만들었단다. 어렵지 않단다. 내가 대체 지금껏 뭐하고 있었던 거지? 문득 어이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도전정신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 내가 지금까지 책을 만들지 못한 건, 어렵다고 생각해서,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였구나.

그래서 시도조차 못하고 있었구나.’


그러면서 알게 된건,


도전을 가로막는 건, 실력이나 용기의 유무가 아니라,

‘나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 그 자체라는 것.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면 이들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마다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내게 어떻게 도전해야하는지 영감을 준다.


#1. 다 몰라도 됩니다.


'사이먼 프로인트Simon Freund'라는 독일의 젊은 예술가가 있다. 이제 20대 중반인 그는 '컨셉추얼아트 Conceptual art'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예술과 제품, 예술과 상업, 기능과 가치 사이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구한다. 과연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까 싶은 제품들을 주로 만드는데, 이를테면 유명브랜드 쇼핑백을 이용해 의자를 만드는 식이다. 여기엔 과도한 소비문화를 꼬집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메시지가 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일깨우는 일을 시도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는 매번 새로운 도전이다. 어려운 일은 없을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특정한 분야의 공부를 하거나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잘하는 게 없어요. 그 말을 뒤집어 보면 전 언제나 제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완전히 열려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Wooden ladder를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제작해야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만들 방법을 찾아나섰죠. 무언가를 창조할 때 오직 한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프 쿤스가 거대한 프로젝트를 혼자서 작업하지 않았잖아요. 사람들은 제가 사다리에 앉아서 수작업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저를 도와주는 제작 업체와 프리랜스 디자이너와 함께 협업하죠. 저는 그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고, 도움을 받거나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과정을 배워요."

- <노마드 인터뷰> 60쪽, 서범상 지음


아는 게 없으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 친구의 말에 무릎을 쳤다. 요즘과 같이 모든 것이 공유되고 연결되는 세상에서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어렵지, 그를 구현하는 건 걸코 어렵지 않다. 뭔가를 하고 싶다면, '아이디어'와 그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부족한 부분은 협업을 통해서 해결하면 되니까 말이다. 모든 걸 다 알필요도 없고, 그저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스티브잡스가 그토록 내세운 '연결 창의성'이 아닌가?


yjiHTyB38JQe1ErtDbNplzg-tYI.JPG 사이먼이 제작한 작품 - Wooden ladder (이미지 제공: 서범상)


# 2. 잘 못해도 됩니다.


이런 친구도 있었다.

21살 때 호주를 1년 가까이 여행할 때 인상깊게 본 길거리 연주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던 십대 남자아이였다. 15살도 안돼 보이는 앳된 아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지하철 플랫폼에서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목에선 힘줄이 불끈 불끈, 얼굴은 열기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좋은 건 거기까지. 열정은 가상했지만, 가창력이라곤 1도 없는 생짜 목소리에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웃음이 났다.

subway busker_onstagemagazine com.jpg 지하철에서 노래하는 십대소년. 위 글과는 상관없는 유사이미지다. (이미지출처: www.onstreetmagazine.com)

하지만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를 계속했다. 놀랍게도 아이에게 돈을 주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나는 아이의 용기와 도전정신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 꼭 잘할 필요는 없구나. 못해도 일단 해볼 수는 있겠구나.’



도전을 대하는 마음가짐


새로운 일을 앞두고, 두렵고 망설여지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그래서 유럽의 재정컨설턴트인 보도 섀퍼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게 큰 성공을 가져다 주었던 모든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두려웠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일은 당신에게 왜소한 일이라는 뜻이다. 겁이 없어서 황소와 싸운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겁이 나서 황소와 싸우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겁이 나는데도 황소와 싸우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돈> 중, 보도 섀퍼 지음


겁이 나지만 하는 것.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도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잘 몰라서 위축되고 자꾸만 힘이 빠진다면, 다음을 기억해보자.


잘 모르고, 안해본 일은 한다는 건 누구나 두렵다.
잘 모른다면, 주눅들지 말고 할 줄 아는 사람을 찾자.
잘 못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한번만 해보자.
그리고 모든 것에 마음을 열어두자.
겁이 나지만 하는 것, 그게 바로 도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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