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는 힘, 자기믿음

feat. 방황을 끝내는 힘

by 김글리

방황을 끝내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예전에 <방황학개론> 수업을 하던 중, 한 수강생이 제게 물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방황하셨는데, 언제 방황이 끝나는 걸 아나요?

방황이 끝나는 때라…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이런 답이 떠올랐습니다.


“자기 확신이 있을 때요. 그때 방황이 끝납니다. 그땐 더 이상 길을 헤매지 않고 그냥 길을 가면 되니까요.”


다시 생각해봐도 그 이상의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방황은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생깁니다. 갈 곳도 목표도 없을 때, 혹은 알지만 자신이 없을 때 심리적으로 헤매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확신이 생기면 방황은 끝납니다. 남은 건 그 길을 걸어가는 것뿐이니까요.


저는 자칭 타칭 '방황전문가'로 불릴 만큼 많은 방황을 해왔는데요. 사실 제가 그렇게 방황한 건 길을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하고 싶은 게 있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 수첩과 일기장에는 늘 같은 말이, 같은 목표가 써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그토록 방황했던 걸까요? 그건 어디로 갈지 몰라서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였습니다. 내 길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요. 그래서 세상에, 사람들에게 계속 묻고 다녔습니다.


나, 정말 이렇게 살아도 돼요?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는 걸까요?


이쯤에서 저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팬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쿵푸팬더 포스터_네이버영화홈페이지.jpg 주인공 포가 자기안의 포스를 일깨워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쿵푸팬더 1> (이미지출처: 네이버)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만드는 비법


팬더 하면 역시 쿵푸팬더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미국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여러 시리즈로 나왔는데 제가 가장 좋아한 건 1편입니다.


배가 볼록 나온 주인공 '포'는 엄청난 식탐을 자랑하는 배불뚝이입니다. 그는 평화의 계곡에서 아버지를 도와 국수집을 운영합니다다. 아버지는 포가 대대로 이어온 국수가문의 가업을 잇길 바라지만, 포의 꿈은 따로 있었죠. 바로 쿵푸의 달인이 되는 것! 그러던 어느 날, 평화의 계곡에 ‘용의 전사’를 선발하는 대회가 열립니다. 포는 평소 동경해온 '무적의 5인방'을 보기 위해 대회를 찾았다가, 얼떨결에 후계자로 선정되는 일대 사건이 벌어지죠.


쿵푸팬더 2.jpg 대사부 '우그웨이'가 포를 용의 전사로 선정하고 있다. 오마이갓!

주위 사람들은 물론 포 스스로도 자신이 '용의 전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그도 그럴게 몸집이며, 쿵푸 실력이며, 뭐하나 믿을만한 구석이 없죠. 그러다 평화의 계곡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절대강자이자 계곡의 파괴자인 '타이렁'이 감옥에 탈출한 겁니다. 타이렁은 무적의 5인방조차 상대가 안될 정도의 강적입니다. 허나 위기는 곧 기회라 했던가요, 드디어 용의 전사가 된 '포'가 활약할 타이밍이 온 겁니다.


포는 타이렁을 물리치기 위해 대대로 내려오는 '용의 문서'를 보기로 합니다. 용의 문서는 오직 용의 전사만이 볼 수 있는 최고의 비법을 담은 문서로, 이를 차지하는 자는 절대고수로 거듭나게 된다는 전설이 있었죠. (참고로 용의 문서를 읽으면 우주의 기운을 읽고 나비의 날개짓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어두운 동굴 안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고 전해져 옵니다.)


마침내 포가 아직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용의 문서를 촤르륵 펼쳐드는데....

그.런.데

단 한자의 글자도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보이는 거라곤, 거울처럼 반사되는 포의 얼굴뿐.


쿵푸팬더 용문서.jpg 용의 문서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자신 뿐.


모두 실망하고, 포 역시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낙심한 채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풀이 잔뜩 죽은 포를 발견한 아버지는 그를 북돋아주기 위해, 그동안 비밀로 해온 국수의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포가 기대에 찬 얼굴로 비법을 기다리는데, 아버지는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합니.


“비결은.... 없어. 국물맛의 비법 같은 건 애시당초 없었어.

뭔가 특별하게 만들려면 그걸 그저 특별하다고 믿으면 되거든.”


포는 아버지의 농담같은 진담에 깜짝 놀라고 말죠.


“아니, 잠깐만요, 그럼 그냥 국물이란 말이에요? 특별한 재료나 소스를 안 넣었어요?”


“당연하지! 특별하게 만들려면 특별하다고 믿으면 되거든!”


포는 그 순간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채 자신의 얼굴만 비췄던 용문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그랬습니다. 진짜 고수가 되는 비법은 따로 있는 게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용의 전사라고 믿으면 끝인거죠. 포는 그렇게 자신의 똥배에 숨겨진 '용의 전사 포스'를 일깨우고 맙니다. 그는 기존의 무사들과는 완전히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이렁에 맞섰고, 마침내 타이렁을 물리칩니다.정말로 무적의 용의 전사가 되어 계곡을 구해낸 겁니다. 단지, 스스로 특별하다고 믿음으로써.



스스로 가치있다고 믿기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사람과 '스스로 가치 없다'고 믿는 사람.


미국의 브레네 브라운 교수는 6년 넘게 '수치심'을 연구하면서,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사람과 '스스로 가치 없다'고 믿는 사람의 차이를 밝혀냈습니다. 놀랍게도 둘 사이에는 단 하나의 차이만이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것', 그것 뿐이었습니다. 재밌죠?

브레네 브라운_수치심.jpg 브레네 브라운 교수의 TED 강의 장면


오랫동안 방황하며 수많은 길을 걸어가보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뒤에야 제가 찾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제 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나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삶을 특별하게 살아가는 비법이라든가, 정답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어요. 20년 동안의 방황 끝에 얻은 건, 다름 아닌 '나'였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느 길로 가야할까 줄기차게 물으며 이어온 여정 끝에 발견한 게 나라는게 재밌지 않나요?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존경받고 벤처투자가이자 엔젤리스트 대표인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세상에 당신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 그러니 찾아 헤매지 마라.
당신의 삶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다.
그러니 당신이 스스로 현명해지면 된다. 언제나 당신 스스로를 향해 걸어라.
스스로를 찾아가라.



너를 믿어봐


여행하다 보면, 길을 가다 보면, 문득 두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길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지금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아예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러다 문득 알게 됩니다.

여행의 목적지는 바로 여행 그 자체라는 걸.

길은 결코 끊어지지 않으며 또 다른 길로 이어지게 된다는 걸.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가장 곤경에 처해있는 것이, 내가 나누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된다. 내면작업을 한다면.” 방송작가 트레이시 맥밀란(Tracy McMillan)이 한 말로, 내가 고통스럽게 뒹굴던 진창길이 사실은 내 길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랫동안 방황해오면서, 나를 찾아 헤맸던 길 자체가, 제 길의 일부였음을 알게 됐습니다.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내 목소리를 따라가보면서, ‘내가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이구나, 나를 믿고 가도 되겠구나’ 라는 자기확신을 얻었습니다. 자기확신은 이런 겁니다. 누군가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인정을 구하지 않고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것을 믿고 나가는 힘입니다.


예전엔 '어떻게 살까, 어느 길을 갈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길을 가도. 어떻게 살아도 괜찮겠더라고요. 나를 믿어주는 이 마음만 있으면, 어떤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이 내 길이 될 것이고, 어떤 방식이든 내가 행복한 방식을 이뤄낼 테니 말입니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 방황하던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면 저는 이 말을 가장 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널 믿어봐. 니가 하는 생각도 불확실하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너 역시 매우 불완전해보이겠지만, 필요한 답은 모두 네 안에 있어. 널 믿어준다면, 어떻게 살아도, 어떤 길을 가도 괜찮을 거야. 그 길이 네 길이 될 테니까.”


남의 말에 속지 않는법1.jpg 스스로를 향해 걸어가라....에썰! (이미지출처: 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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