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봉화를 소개합니다

by 김글리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제 고향은 전국 5대 오지 중 하나로 꼽히는 경상북도 '봉화'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을과 헷갈려하시는데 그곳은 경상남도 '봉하'입니다.

덕분에 저희 동네가 봉하인줄 알고 오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면 친절하게 안내해드립니다.

여기에서 차로 4시간정도 더 가면 봉하가 나올 거라고요. ㅎㅎㅎ


어릴 땐 고향이 봉화라는게 조금 창피했습니다. 한 학년에 3반 밖에 없는 조그마한 학교를 다니는 것도 부끄러웠고, 롯데리아도 하나 없는 곳인게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크면 클수록, 봉화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자. 이쯤에서 저희 마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짜잔~

동네 이름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ㅎㅎㅎㅎ

KakaoTalk_20200617_090944839.jpg 동네 전경입니다. 큰 연못과 정자가 있어서 아주 멋드러집니다.

저희 동네는 봉화에서도 2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아랫동네 윗동네를 합하면 모두 80가구 쯤 모여 사는 집성촌입니다. 지금은 많이 줄어서 50가구쯤 되려나 싶네요.


양반촌이라 그랬는지, 어릴 때 갓쓰고 풀을 빳빳하게 먹인 도포입고 다니는 할아버지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소 달구지를 타고 밭일 나가시던 동네 아재도 있었고, 단오때 큰 나무에 그네를 매고 뛰놀던 기억도 있습니다. 저는 학원 대신 동네 서당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배웠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해주면, 친구들은 '청학동에서 온거 아니냐'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ㅎㅎㅎ


주위가 온통 들판과 산이 천지라, 아침부터 밤까지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봄이 되면 동네 언니들과 산에가서 봄나물을 캤고,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멱을 감았고, 가을엔 논에서 메뚜기를 잡았고 다른 집 김치를 서리도 하고, 겨울엔 눈싸움도 하고, 비료푸대로 썰매를 만들어서 타고 놀았습니다. 방학을 하면 집에서 종일 화투 놀이도 하고, 어떻게든 놀고 또 놀았습니다. 온통 자연속에서 뛰놀던 그 시간들이 저의 감수성을 형성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쯤에서, 잠시 저희 동네 투어를 시켜드리겠습니다.

사진은 몇장없지만..

한옥마을이라 소담하고 예쁩니다.

KakaoTalk_20200617_090942201.jpg

여긴 뒷집입니다.

KakaoTalk_20200617_090944230.jpg

이건 뒷집의 정원이고요,

KakaoTalk_20200617_090941288.jpg

이런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 길을 걷다보면, 덩달아 기분이 고요해집니다.

KakaoTalk_20200617_090943522.jpg

지나가다 찍은 백구. 한가로워보이네요..

KakaoTalk_20200617_090942971.jpg

여긴 저희 마을 종갓집입니다.

KakaoTalk_20200617_090939824.jpg


지난 주말 부모님도 뵙고 바람을 쐴 겸, 고향에 내려갔다가 몇 장 찍은 사진입니다.

고향에 내려가면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습니다.

차 소리도 없고, 소음 자체가 없습니다. 그저 새소리 벌레 소리가 있죠.

그곳에서 저는 미드를 보긴 했지만. ㅎㅎㅎㅎ 조용히 마을을 거닐고, 집 옆 동산을 거닐면서 자연을 느껴서 참 좋았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이런 곳에 제 고향이라 행운이네요.


문득 해본 고향리포트, 여기서 마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살아있다는 건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