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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Mar 19. 2021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나요?


태도가 가치를 결정한다


어제 눈썹반영구시술을 하고 왔습니다. 눈썹꼬리가 없어서 늘 펜슬로 그리고 다니다, 자연스럽게 그려주는 시술이 있다고 하여 큰 맘먹고 받았습니다. 눈썹에 마취를  하고 선 모양으로 살짝 긁어서 색소를 넣어, 실제 눈썹처럼 보이게끔 만드는 기술입니다. 


오늘 저를 시술해준 사람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이었습니다. 처음에 가면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눈썹을 만들기 위해 눈썹 디자인을 합니다. 제게 가장 어울리는 눈썹모양을 찾아내기 위해 요리조리 자로 재고 눈대중하며 매우 집중해서 일하더군요. 순간 궁금해졌습니다. 이 사람은 자기 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단순히 눈썹시술자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눈썹 디자이너라고 생각할까?  


문득, 예전에 강의에서 들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자기 직업을 어떻게 정의 내리기에 따라 모든 관점이 완전히 바뀌는 거 아세요? 똑같은 일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자기를 헤어 디자이너, 미장원 주인, 머리 하는 사람, 같은 일을 해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일해요. 태도가 달라집니다.”


관점디자이너 박용후씨가 해준 말입니다. 그는 아무도 카카오톡을 모를 때부터 가입자가 2천만명이 될 때까지 홍보이사를 맡아 일을 하며, 카카오톡을 현재의 위치로 만든 사람 중 하나로 인정받는 인물입니다. 관점이 태도를 결정하고 일의 질도 바꾼다,며 관점의 중요성을 설파했는데요. 그 말을 들은 게 10여년 전인데, 얼마나 인상이 깊었던지 그 뒤로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딜 가든 '사람들이 어떤 태도로 일하는지' 관찰하는 겁니다. 카페에 갔을 때, 식당에 갔을 때, 은행에 갔을 때, 보일러 시공을 맡길 때, 버스를 탈 때 등등 습관적으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관찰합니다. 걔중에는 정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똑같은 버스를 운전해도, 정말 세심하게 승객을 케어하면서 스스로 즐겁게 하시는 기사분들이 있는가 하면 시종일관 욕만 하며 불안불안하게 운전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똑같은 보일러 설치를 해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받아낼까 궁리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요청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최선을 다해 설치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일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고 진심으로 일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일어납니다.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느낀 건, 일의 종류가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가 그 일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일의 가치는 누가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만들 뿐입니다. 따라서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따지는 건 '하수들'입니다. '진짜 고수들'은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최고로 만들어버리죠. 어떤 일이든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버립니다. 


한 시간 반 동안 눈썹 시술 받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글을 쓰고 강의하고 코칭을 하는데, 그 일을 하고 있는 걸까? 그 일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고 어떻게 하고있는 걸까?' 정의는 있지만 명확친 않았습니다. 스스로 돌아보건대, 아직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결단'이 부족해서일겁니다.  내가 이 일을 어떻게 하겠다, 스스로에게 그럴만한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결단 말입니다. 구본형 선생님은 스스로 '변화경영가'라고 정의를 내리고 자신의 일은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이라고 결단내렸습니다. 그리고 글로, 강의로, 코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뜨거운 변화를 이끌어내었습니다. 그에 영감을 받아 실제로 삶이 변한 사람들도 많았죠.  


진짜 고수들은 음악을 통해, 커피를 통해, 청소를 통해, 강의를 통해 자기만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저도 그런 기분좋은 가치를 누군가에게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그러자면 제가 하는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늘 돌아보고, 그를 통해 어디에 이르고 싶은지 결단을 해야겠지요.   


여러분들은 지금 '그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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