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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May 04. 2022

당신을 응원합니다!


며칠 전, 고등학생 2학년 친구에게 이메일을 받았다. 밤 12시가 넘어 온 이메일에는 '너무 힘들어 휴학을 했고 그러다 내 책을 읽었는데 그만큼 자신을 바꾼 책은 없었다며 너무 고맙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최근 정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작가님의 책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때'를 읽었습니다. 정말 많은 자기계발서, 책도 읽어보고 무작정 공부도 해봤지만 힘든것이 영 나아지지 않아 휴학까지 하고 현재는 집에서 쉬며 이것저것을 하고 있다가 우연히 들러본 도서관에서 작가님의 책을 보게 된 것입니다. 어떤 다른 책도, 영상도, 음악도 주지 못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읽어보고 서점에서 구매해 또 읽어보고 굉장히 인상깊은 구절은 밑줄을 쳐가며 정말 많이 읽어봤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메일도 다른 목적보다 이렇게 좋은 책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어서 적어 보냅니다.



<완벽이란 놈에 발목잡혀 한걸음도 못나갈때>는 출간된지 벌써 6년이 넘은 책이다. 그런데 어느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이메일을 써온 독자의 편지를 받고 보니, 얼떨떨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과거일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는 고등학교때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왜 살아야 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그 전까지 한번도 생각해본적없는 질문들이 나를 순식간에 강타했다. 이 고민에 답을 찾기 위해, 매일 매일 아주 많은 생각들을 하며 아주 많은 책을 보며 지냈다. 하지만 어딜 봐도 내 고민을 해결해줄 사람도, 방법도 보이지 않았다. 잠자는 시간이 늘었고, 책을 읽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러다 내가 감명깊게 읽었던 책을 쓴 류시화작가에게 편지를 보냈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담은 손편지 넉 장을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 작가의 주소를 모르니 당신들이 대신 전해달라고. 한달 두달 석달 넉달이 지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마저 잊었을 무렵 류시화 작가에게 답장이 왔다. 그 엽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등학생이 보낸 편지에 손수 꾹꾹 눌러쓴 엽서에 신간을 함께 보내준 그의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 내가 이제 한 고등학생의 편지를 받고 보니, 문득 20년전 그때가 떠올랐다.


고마움과 별개로 당시엔 '나도 답을 모른다'는 류시화 작가의 답은 상당히 실망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현명한 답이었다. 그 답은 누구도 줄 수 없는 답이므로. 누구라도 자신의 답은 스스로 찾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질문을 계속 던지라는 그의 말은, 이후로도 나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내게 이메일을 준 고등학생 친구에게도 그런 응원과 힘을 보내주고 싶었다. 내가 그간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응원을 다시 되돌려주는 마음으로 <인생모험> 초판을 한 권 보내주었다.



이 친구가 보내준 이메일은 '내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다.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베스트셀러도 되고 그러면 아주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글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깊이 가닿을 수 있다면' 답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나는 '당신'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쓰고 싶다.


어떤 삶을 살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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