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감정들을 다루는 우연한 계기
모두가 공통된 하나의 목표로 활동하는 직장생활에서도 연봉이나 직급, 학벌이나 경험, 역량, 재력 등 소소한 부분까지 비교 대상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연봉에 가장 민감하지 않을까 싶다. 회사마다 연봉을 책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철저하게 인사평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가 하면, 소위 오너의 주관적인 평가의 비중이 큰 경우도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연봉을 통해 자신이 발휘하는 노동의 가치와 역량의 가치를 확인하게 된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 모두는 보다 많은 연봉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간혹 동료 중 누군가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느낄 때 언짢은 감정을 느낀다. 이러한 언짢음은 동료가 역량 부족으로 업무 처리가 미숙하여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면 그 부족한 부분을 나머지 구성원들이 메우는 데에서 발생한다. 가끔 도와주는 정도라면 크게 감정적으로 발전하지 않겠지만 반복되면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언짢음의 핵심은 도대체 왜 자신이 마땅히 처리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지 못해 동료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업무량을 증가시키고, 그에 따른 압박을 받게 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그 동료의 연봉을 마치 자신이 벌어주고 있다고 느끼면 언짢음의 감정은 극에 달한다.
어느 날 인사팀의 심 대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백 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허 차장 때문에 팀원들이 힘들어한다는 고충을 토로하기 위해서였다.
“팀장님, 허 차장님 때문에 팀원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
“왜? 무슨 일인데?”
“팀장님도 아시다시피 이번 본사 정기 인사평가를 위해 역할을 나누어 준비하고 있는데, 다른 사원급 팀원들도 초과근무를 하며 할당된 결과물들을 정해진 시간에 제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도대체 왜 허 차장님 혼자 아직 절반도 처리하지 못하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기도 했는데, 가끔 멍 때리고 계실 때도 있고……. 여하튼 차장이나 되시는 분이 이렇게 일정도 못 맞추시고, 그나마 작업한 결과물도 오류가 많은 게 이해가 안 돼요.”
“그래? 허 차장은 경력이 얼마인데 그렇게밖에 못하는 거야!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나!”
“그것도 문제지만 팀원들이 허 차장님 월급을 우리가 벌어주고 있다는 탄식을 하고 있다는 게 더 문제예요. 지금 허 차장님이 못한 부분을 조 과장님과 제가 나누어서 백업하고 있어요.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팀원들에게도 여파가 있을 것 같구요. 눈치를 줘도 모르시는 것 같아 더 답답해요. 다들 본인 때문에 언짢아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시고 혼자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더 스트레스가 더 밀려와요. 공감능력이 제로인 것 같으세요.”
“심 대리, 지금 상황 알려줘서 고마워. 그런데 조 과장은 왜 나에게 보고를 안 한 거지?”
“제가 점심식사 때 여쭤보니 조 과장님은 괜히 고자질하는 것 같아서 팀장님께 보고하지 못하셨대요. 그리고 팀장님…….”
“응, 말해 봐.”
“지난번에 우리 인사팀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허 차장님이 진행할 때 팀장님께 보고하셨나요? 팀원들에게 공유할 사항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혹시나 보고도 안 하셨나 해서요.”
“음……. 그때 보고 안 했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벼르고 있었는데, 팀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네. 심 대리, 조 과장에게 얘기해서 허 차장의 이러한 행태들이 더 있는지 조사해서 나에게 보고하라고 해줘.”
“네, 팀장님. 지금 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팀원들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저도 상사를 고자질하나 싶어서 고민하다가 말씀드렸는데,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어요.”
“오케이, 내가 면담도 해보고, 필요하면 이사님께 보고도 할게. 일단 상황을 먼저 파악해보자.”
현실에서의 이러한 무임승차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이는 조직이 작을 때 더욱 심한데, 다른 구성원들에게 큰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긴다. 언제까지 동료의 몫까지 해내야 하는지 끝없는 압박감을 느끼고, 스트레스와 불안감마저 키우게 된다. 결국에는 또다시 연봉으로 귀결되어 금전적인 손실까지 생각하게 된다. 한편으로 다른 동료가 해결해야 할 일을 대신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자신의 업무 성과가 낮게 평가될 수도 있는데, 이때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직장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가치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직장생활에서 종종 발생하는 동료의 무임승차는 누군가에게는 손실감, 책임감, 부담감, 그리고 자존감 하락으로 쉽게 풀리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각자 맡은 역할을 충분하게 완수하지 못함으로 인해 느끼는 언짢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을 유지하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해당 무임승차 당사자는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것은 누구나 당연히 행하고 있는 의무이기 때문이다.
언짢음은 일상에서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 무임승차로 인해 느끼는 언짢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직장생활에서 많은 애환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터다. 우선적으로 무임승차의 당사자는 맡은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역량을 자기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도출하는 성과의 양적, 질적 수준에 최소한 부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짢음이 부풀고 부풀어 서로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직장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가족이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