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곬에서
-서로
빛
과 물,
터도 없는 곳에
어떻게 풀이 돋아났을까
그 옹골찬 씨앗 안에 아마도
깊이 깃든 지혜로움 있었으리라
누가 알려주지 않았건만 저 스스로
열기 뿜어 태양 같은 빛살을 일구고
맑은 눈물 흘려 목숨 같은 단비를 뿌리며
까맣게 마르고 삭고 부서져 질은 흙을 보슴어내
그저 묵묵히, 하늘 향해 발바암 발바암 나아갔으리라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포기한, 완전한 순명으로 살아냈으리라
나도, 살아야겠다
*보슴어내다: 막히고 굳은 땅을 원망하는 대신 그것을 보살피고 껴안아 마르고 부서져 보드랍고 질은 생명력을 가진 흙이 되어감을 묘사하는 순우리말
*발밤발밤: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길을 찾아 천천히 한 발, 한 발 걷는 모습을 묘사하는 순우리말. 단순히 느리게 걷는 것이 아니라, 앞에 무엇이 있는지 살피며 신중하고 끈기 있게 나아가는 모습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