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지점
한국과는 7시간의 차이.
한국에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으면 한국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 당연히.
그치만, 한국에서 상담이 가능한 시간엔 내가 학교에 있거나, 자고 있다.
영어로 상담이 가능하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약 다섯달 전의 나는 무조건 한국어를 택했을 것이다.
물론 시차가 없기 때문에 한국어 상담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소중함을 몰랐을테고, 알 필요도 없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영어 상담문의를 택한다.
기다리는 동안 걱정하며 소비되는 내 감정보다, 차라리 영어로 한마디를 더 하는 것이 나에게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유독 덴마크에서 나는 소심해지고,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원래도 느린 말투가 더 느려진다.
발음이나 유창성은 한국에서 영어 시험을 준비할 때보다 당연히 나아졌지만, 나는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내 옆에서 단어를 알려줄 서포터도 없기 때문에 나는 단어를 빨리 생각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내가 망설이지 않고 영어 상담문의를 고르는 것은
그들은 내 영어실력에 엄청나게 기대를 하지 않고, 그들이 하는 말을 놓치거나 이해가 안될때는 다시 물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묻는 표현만 익히고 스킬만 있다면 영어 상담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스킬에 대해 말하자면 참 이기적인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답변으로만 물어보는 것이다.
만일 호텔예약을 하고, 현장지불을 할 수 있는 조건이었는데 출금내역에 호텔예약비용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출금되어서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내용이라고 한다면,
내가 물어봐야 할 것은 "결제가 문제 없이 되었는지"이다. 호텔 측에서 결제가 안되었다고 돈을 두번을 내면 안되기 때문에.
그럼 나는 상담원에게 "결제가 미리 된 것인가요?" 혹은 "그럼 내가 호텔에 가서 결제를 안해도 된다는 것이죠?" 이 두개만 확인하면 된다는 것이다.
참 재미있는 방법이다. 어쩌면 답정너일지도 모르는 스킬이다.
그렇게 나는 바퀴가 나간 캐리어 수리도 맡기고, 잃어버린 교통카드 금액 환불, 런던에서 사용한 오이스터 카드 잔액 환불, 그리고 오늘은 호텔 예약 문제도 해결했다.
아직도 영어로 말하는 것이 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방법은 아니까. 짧은 5개월 치고 굉장히 큰 소득이 아닐까싶다.
지금 유일한 걱정은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영어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