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덴마크를 떠나는 날이 될 수록 덴마크에 처음 왔을 때의 내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6개월만에 뭐가 그리 달라졌겠냐고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이 꽤나 달라진 것을 느낀다.
섣불리 말을 뱉지 않게 되었다는는 것.
덴마크에 오기 전에 나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어쩔때는 생각을 거치지도 않고 입 밖으로 말을 뱉어서 집으로 돌아와 후회할 때도 많았다.
덴마크에서 지내며 한국인 친구가 없어 항상 영어로 말하게 되었는데,
영포자에서 용이 된 나는 아무리 영어가 익숙해져도 머리가 조금 빠르게 굴러가게 된 것이지 머리를 안굴리는 경지는 아니어서 생각을 많이하고 말을 뱉는다.
이렇게 몇개월을 지내다보니 습관이 되었나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쪽에 가까워졌나보다.
거기에 차분해짐은 덤.
그리고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된 것.
덴마크에서 행복한 순간, 벅찬 순간에 항상 했던 생각은 나는 참 운 좋은 사람이라는 것.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싫어하던 팍팍한 서울생활을 잠시 멈추고 행복한 나라 3위의 덴마크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으면서, 그러다 노을이 예쁘게 지면 노을이 지는 곳으로 달려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20년 동안의 랜딩보다 더 많은 랜딩을 하면서 가족여행까지 포함해 10개국을 다니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많이 먹고, 많이 사고(♥), 사람들을 쉽게 사귀지 못했던 내가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된 것. 내가 서울을 잠시 멈추지 않았더라면 이것들에 감사함을 느껴 글자를 적긴 했을까.
이렇게 적고보니 항상 급하게, 빨리 가야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느리게의 삶을 추구하게 된 것 같다.
더 이상 느리게 가는 나에 불안해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던 고등학생 때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알 수 있던 6개월이 됐다는 것.
이 모든 생각들을 차분히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많았고, 이런 내 생각들을 일기장과 브런치에 적으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생각의 꼬리물기를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던 것.
마지막으로는..혼자하기의 고수인 줄 알았던 나는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었다는 것.
지금의 나는 꽤나 영어를 할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다는 것. 넷플릭스를 볼 때 자막에 의지하지 않고 손톱을 깎으면서 봐도 대사가 다 이해가 된다는 것.
그리고 정말 덴마크의 생활이 끝나버린 귀국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두려운 유일한 한가지는
서울에서의 삶을 시작하면 내가 적은 이 모든 것들이 희미해지다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것.
내가 덴마크에 오기 전처럼 제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