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년동안 카페에서 일한다.

알바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by zae

1학년이 끝나갈 즈음, 나는 제주행 비행기 표를 왕복 3만원에 샀다.

엄마한테 말도 안하고 그냥 용돈으로 사버렸다.

취소수수료가 2만원이어서 취소하느니 그냥 갔다오는게 낫다고 큰소리를 치고 여행비용을 벌고자 알바몬을 뒤졌다.


학교앞에 새로 카페가 생긴다고 했다. 무언가 자리잡지 못하는 위치에 결국 카페가 또 생긴다는 것이었다.

금방 또 가게가 바뀌겠거니 하고 알바지원을 했는데 난 지금 2년째 일하는 중이다.


처음엔 손님이 너무 없어서 힘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음대로 먹으니 이보다 행복한 일이 없었다.


지금은 손님이 너무너무 많다.

난 주말 아침에 매장을 오픈하는데, 점심까지는 혼자하다가 그즈음 점장님이 오신다.

요즘은 정말 죽을 것 같이 몸이 아프다.

프레스머신이어서 템핑을 강하게 해야하는데, 힘이 약한 나는 결국 커피를 너무 많이 내려서 손목이 쑤신다. 그리고 손바닥으로 눌러서 손바닥이 아프다.

어제는 손님이 너무 많은 탓에 발바닥이 터져버렸다.


그럼에도 내가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온전히 사람때문이다.

학교 앞이지만 갑질 손님은 항상 있다.

심지어 무인주문인데도 난 갑질을 당한다.

그럼 나는 그냥 내 마음대로 한다. 무시당하면서 일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인데 왜 참아야하지?

처음엔 항상 잘하고 응대 잘한다는 이미지만 점장님께 보여드렸다.

하지만 2년째 일해서 점장님과 가족같은 존재가 되었고, 갑질하는 손님한테 똑같이 해준 얘기를 해드리면 잘했다고하신다. 그리고 무시당하지 말라고, 기분나쁘면 기분나쁜 티 내도 된다고.


알바를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본인의 원래 신분에 관계없이 누군가는 아랫존재로 본다는 것을.

카드 던지기, 반말하기, 추가금액 옵션을 무료로 달라고 우기기 등등..셀 수 없이 많다.

손님을 잃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장님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점장님은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주신다.


난 아마 학교를 졸업하고 이 동네를 떠나 다른 지역에 자리잡기 전까지 우리카페에서 알바를 할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손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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