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좋은 공간 – 지혜의 숲

매일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by 서주운

집에서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무작정 밖에 나가서 글을 쓰고 돌아오곤 한다. 주로 근처 카페에서 쓰는 일이 많지만, 책이 있는 공간에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책이 있으면서 글도 쓸 수 있는 공간을 열심히 찾아다녔었다. 지금까지 찾은 곳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지혜의 숲이다.


지혜의 숲은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어도 운전을 하고 넓은 도로를 달려 도착하는 곳이어서인지 꽤나 먼 곳으로 여행 온 느낌이 든다. 파주출판단지는 주말이면 텅 빈 듯한 느낌을 주는 동네다. 자유로에는 차가 많아도 출판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한산해진다. 계획도시답게 도로는 반듯반듯 정갈하고 특색 있는 건물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다. 건물마다 출판사 이름이 새겨진 표지판이 비석처럼 서 있다.


하얀 콘크리트와 붉은 철판이 교차하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이 눈에 들어온다. 높은 천장까지 닿는 기다란 책장으로 된 벽. 그 책장을 채우고 있는 책들. 도서관도 아니고 서점도 아닌 곳. 책장을 가득 채운 책은 살 수도 없고 빌려갈 수도 없다. 그곳에서 읽어보고 나오기 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하는 책들이 꽂힌 책장을 따라 복도 같은 길을 조금 지나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 책상과 의자가 가득 들어차 있는 이곳은 한쪽 벽면이 통유리여서 바깥 햇살이 그대로 들이친다. 유리 밖으로는 초록초록 식물이 가득 찬 연못이 보인다. 이 통유리창가에는 2인 책상이 네 개 정도 있는데 이 자리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다. 한편에 카페가 있긴 하지만 자리를 사용하기 위해 카페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가도 된다. 그런 너그러움도 좋다.


2인용 책상을 혼자 차지하고 앉아 노트와 원고지, 책들을 모두 펼쳐두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있으면 커다란 사치를 부리는 것 같다. 오롯이 혼자 글에 집중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둘러싸여 글을 쓰는 기분. 그 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오고 싶은 공간이다.



이전 07화집필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