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매일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by 서주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품고 있는 짐이 하나 있다.

글을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루야마 겐지의 조언을 따르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하루키 같은 소설가가 되고 싶다 생각한 순간부터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쓰는 날보다 쓰지 않는 날이 더 많다.

조금이라도 글을 쓴 날은 짐이 가벼워지지만

쓰지 않고 흘러간 날들이 다시 또 한없이 쌓인다.


매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간절하게 바라는 유일한 소망이다.


하지만 진실을 고백하자면

가끔은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쓰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글쓰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소모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또다시 쌓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오듯’

내가 쓴 글 속에 파묻혀 허우적거리다가

새로운 작품을 위해서는 그곳에서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글을 더 잘 쓰기 위해서 가끔은 쓰지 않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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