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사이 브런치

by TJ

다소 변덕주의인 나는 결혼 8년차만에 생긴 소중한 딸아이 덕분에, 2015년 4월부터 현재까지 10년이나 다닌 회사에서 기어코 육아휴직이라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승진 때보다도 더욱 기쁜 마음을 갖고 돌아온 휴직은 비록 아이와 씨름을 하며 이게 내가 생각한 영예가 맞나.. 독이 몇 방울 든 영예였나 싶기도 했지만, 어쨌든 공교롭게도 같이 10년이 된 나의 소통창구이자 다짐창구인 브런치가 곁에 있어 참으로 반가웠다. 마치 10년이라는 단어가 육아휴직을 거쳐 성장할 나에게 존재하듯 브런치에게도 그렇게 존재되길 바란다.


나는 그런 브런치 10년을 축하하며 표출하고픈 생각들과 그를 통해 성장하는 우리 모두를 위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브런치는 자기의 꿈이나 생각을 떠올려 정리하거나, 자신의 현재의 지식 또는 경험담을 우러내어 타인과 소통한다. 신기하게도 브런치에서의 타인은 독자이면서 대부분 작가들이다. 솜씨 있는 이 타인들 간에는 기존의 책이나 매거진과 달리 짧고 빠르게 글을 읽고는 즉시 "좋아요"나 "응원"을 받아 서로의 마음을 전달한다. 마치 전통의 글과 현대의 빠른 소통이 콜라보되어 나타난 결과물이 되어버린 새로운 창작물 같다. 아침도 점심도 아닌 브런치가 이제는 오히려 새로운 그 어떤 것이 된 후로, 이 앱은 책이나 북 또는 서재라는 단어가 단 하나도 없이도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그곳, 그 자체로 아이콘이 되었다.


한편, 온라인에서 원고지도 없이 모니터를 통해 주절주절이 끌어내는 우리의 아마추어적 글은 생각보다 힘이 존재했다. 가수 아이유가 소셜 미디어등을 통해 하는 말에는 감정이나 눈짓, 몸짓, 억양이 없기에 더욱더 신중해야 하거나 말을 줄여야 한다던 것처럼 브런치에서 내가 쓰는 글이나 타 작가들에게서 쓰인 글들을 읽어보건대 흔히 말하는 유명작가의 글솜씨보다는 투박할지언정 나름의 퇴고의 퇴고를 거친 흔적들이 흔히 보였다.

청년의 삶을 살고 있음에 청년의 시선에서 삶을 바라보건대, 현실에서는 그 누구도 언제, 어디에서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환경에 노출되었다. 수도 없는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찾아오고 그에 따라 당연스레 나타난 비교사회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걸 알면서도 또 다른 타인에게 그 피해를 전가하는, 마치 그 옛날 "행운의 편지" 마냥 SNS를 통해 자기의 불운을 자랑하고 전가하는 행태가 자행됐다.

반면, 앞서도 말했지만 브런치에서 나타나는 자기의 생각은 글로 표현이 되기에 타인에게 공유할 것에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공유된 "글"은 어떤 파급이 있을지 몰라 나의 경우에도 몇 자도 되지 않는 짧은 글을 쓰면서도 내 생각을 제고하고, 고민하고, 다듬는 작업을 수없이 하는 것을 보면서,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인 브런치가 나의 현실을 꿈으로 포장하여 타인에게 공유하고 또 공유받았다고 본다.


사진이나 영상보다 글은 아무래도 뇌리에 오래 남고, 마음에 강한 동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글이 주는 힘이라고도 표현이 될 수 있겠다. 무한경쟁을 표방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기존의 소셜미디어에서는 모두가 좁디좁은 바늘구멍 차원의 세계를 꿈꾸며 매번 그 어려운 한 단계 위를 꿈꿀 때, 이 글의 힘이 존재하는 곳에선 저 독자도, 이 작가의 꿈이 이렇구나를 인지하며 나와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는구나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더 나아가게 된다. 무한경쟁이 아닌 90년대 그 시절만큼 스트레스나 고민 없이도 꿈에 다가가고 현실을 즉시 하는 장이 열린 셈이다.


현실 속에 사는 우리가 녹록지 않은 현실을 이겨내는 것은 바로, 나아갈 자신의 앞으로의 삶이자 꿈이 바탕이 될 것이다. 현실의 내가 불안하고 힘들어 비혼과 비출산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의 다음이 나의 10년 후가 보다 낫게 꿈꿔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현실은 살아갈 가치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말해본다.


브런치가 꿈꿔오는 세상처럼, 눈으로 손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스마트폰이나 사진기 속에 담긴 나와 타인의 한컷 작은 세상보다, 눈으로 바라보고 손으로 만져본 세상을 글로 신중히 기록하고 그를 통해 현실을 바라보아 다음의 꿈으로 다가가자. 글쓰기 시작은 10년을 버텨온 브런치 마냥 단단해져 내력으로 켜켜이 쌓이고 현실을 넘어 꿈으로 다가가며 중간에 챙겨먹는 브런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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