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5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2020년 3월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aka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자 본회의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타다 경영진이 법원에 출두한 날을
기억한다. 박 대표는 아침 시사 라디오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때도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타다는 렌터카입니다” 그는 타다가 택시라고 주장하는 검찰의 기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렌터카라고 끝까지 주장해 법원에서 무죄까지 받아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타다는 “초단기 렌터카”로 승인받았다.
<타다는 혁신인가>라는 주제로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었다. 찬성과 반대측의 논점이 달라 평행선을 탔기 때문이다. 그 끝에는 여러 비극이 있었다.
찬성측은 ‘타다가 혁신’이라는 논거로 6인승 렌터카의 장점과 소비자의 선택권 확장, 질 높은 서비스 그리고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의 규제가 문제라는 의견을 반복했다.
반대측은 타다는 혁신이 아니고, 더 나아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렌터카 서비스를 끌어당긴게 혁신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반대측 입장에서 좀 더 나쁘게 보면 “봉이 김선달론”이 나온다. 타다 경영진의 혁신 스타트업 프레임에 갇혀 반박할 틈을 잃었다고 보는게 맞다.
게다가 타다 경영진은 법에 기대 무죄를 받았지만, 법의 틈새를 이용하는 영민함도 갖추고 있다. 원래 똑똑한 또라이는 건들기 어려운 법이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나는 타다 경영진이 법을 유린한 댓가를 어느정도는 치러야한다고 생각했으나 그렇게 되진 않았다.
찬성 측 입장도 위에 언급한 몇 가지 주장 이외에는 더 할 말이 없다. 타다 그 자체가 혁신인 것 처럼 둘러대는 수 밖에 없다. 타다와 모바일 플랫폼 혁신을 섞어서 사용하는 셈이다.
혁신을 막아선다고? 대한민국 망하는꼴 보고싶어? 라는 협박 아닌 협박에 상대는 꼬리를 내리고 만다.
무적 논리를 갖춘 찬성 측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바로 택시 기사의 생계다. 아무리 택시가 아니라 렌터카라고 해도 결국 본질은 도로 위의 경쟁자다.
소비자가 좋다는데 어떻게 할겁니까? 자본주의와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게 1순위 아닐까요? 택시 기사들이 그간 어떻게 해왔는지 돌아보시죠.
택시는 아니라면서, 근본적으로 타겟층이 다른 서비스라면서 결국 택시와 서비스 비교를 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타다를 택시처럼 생각하고 이용한다. 렌터카라고 생각하는 건 솔직히 경영자 뿐이다.
택시가 사양산업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내몰리는 곳이 택시 운전이다. 약자를 두드려 패고 밟으면서 크는게 혁신이라면.... 나는 그 혁신에 반대하겠다.
타다 경영진에겐 사회와 상생하려는 노력이 사실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런 면이 굉장히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서 앞으로의 논의는 타다가 혁신이냐 보다는
교통 혁신을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 큰 틀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이왕 타다도 무죄 받은 김에 타다를 포함해 전반적인 도로 위의 새 판 짜기가 시작될 것이다.
택시기사의 생계를 처음 위협했던 것은 타다가 아니라 카카오였다. 구멍가게에 불과한 타다가 대기업 카카오를 이겨낼 수 있을까? 타다는 시간을 많이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