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1984에서 정리한 생각들
평소에 자주 가는 편집샵이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모티브로 한 카페이다.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큐레이션을 진행하는 이곳은 최근《최선의 삶》이라는 독립영화 작품을 주제로 큐레이션을 진행했다.
'최선의 삶'이라....
"최선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텐데 최선의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나?"
한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 표현이었다. 최선의 삶이라는 한 가지 표현을 중심으로 지금껏 내가 기록해 온 여러 가지 자료들이 뒤죽박죽 섞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가 지금껏 기록해 온 글들을 정리하고 누군가에게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자기 계발서, 에세이, 인스타그램 피드,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곳에 조금씩 긁어모은 자료들을 내 나름의 논리 흐름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최선의 삶에는 두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1) 불확실성을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
2) 최초의 1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
먼저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걱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될 때가 있지만, 어떤 미국의 유명 학자는 뉴스의 정의를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로 정의한다고 한다.
참 멋진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의 시간을 뺏어야 하는 모든 미디어가 점점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루고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걱정과 불안으로 시간을 채우는 것보다 낙천주의적 관점으로 계속해서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다.
그리고 불안감은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이지만 때로는 주인공이 아닌 관객의 위치에 서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삶에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인데, 객관적인 관객의 위치에서 나를 바라보게 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항상 내 인생, 나의 생각, 나의 계획에 매여 있으면 유연한 태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으로 최초의 1을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 모든 일처리의 3단계를 소개하려고 한다. 우연히 SNS에서 본 글인데, "난 완벽주의자라서 뭐 하나 제대로 완성을 못하겠어"라고 말하는 분들은 다음의 3단계를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은 이 순서를 바꿔서 잘 → 빨리 → 대충, 이렇게 하려고 한다. 디자인을 할 때 전체 윤곽이 아니라 특정 영역의 컬러를 먼저 고민하고, 글을 쓰려고 할 때 기가 막힌 첫 문장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일을 빠르게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버려야 한다.
어떤 유명한 문학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형편없는 초고가 가장 중요하다. 초고가 쓰레기라고 불리는 이유는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부족함이 드러나거나 낮은 지능이 탄로 나는 것이 아니다.
프로는 '그냥' 하고, 아마추어는 '할까 말까' 고민한다는 말이 있다.
최초의 1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고 만족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만약 그것이 회사에서의 업무나 나의 비즈니스라면 잘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와 같은 20대라면 ) 잘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잘하게 될 때까지 '일단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세상 모든 일처리의 3단계처럼 최소한의 계획으로 빨리 시작하되, 해나가면서 계획을 계속 수정해야 한다. 즉, 빠른 실행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학습 형태는 '실행'이다. 계획 세우기가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행운도 실제 행동으로 이루어진 과정 덕분에 확률이 올라갈 때 찾아오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 1을 만들고, 키워나갈 것인지도 중요하다.
어떤 자기 계발 유튜버는 "지금의 삶에 이렇다 할 창작물이나 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몰입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것 저것 조금씩 적당히 하는 삶에 몰입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삶을 균형 있게 만드려고 하면 할수록 그중 어느 하나도 환상적으로 잘할 확률은 낮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함이란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걸고 극단적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세상에 항상 속해 있어야 하지만 섞이면 안 된다. 유혹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쫓아갈 필요도 없고, 위협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달아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직업에서 본질이 되는 계획으로부터 벗어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면 안 된다.
습관 =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정신적 지름길
목표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시스템을 고안하는 데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습관이나 시스템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실제로 한 것'과의 괴리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습관은 시간이 아니라 횟수에 기반해 형성된다.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횟수'다.
습관이 삶의 일부가 될수록 자기 격려와 채찍질은 덜 필요하다.
의사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 2가지가 있다.
1) 빠르고 과감할 것
2) 일관성을 유지할 것 (물론,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도 중요하다)
삶이 쉬워지는 방법은 '강력한 원칙'에 따라 사는 것이다. 여기서 원칙은 내가 따르기로 한 '룰'을 의미한다. 원칙이 나 대신에 선택을 해준다. 올바른 행동을 하고 싶을 때마다 의지를 새로이 투입하지 말고, 환경을 최적화하는데 자신의 에너지를 써야 한다.
의구심은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없게 만든다. 지루함을 느끼더라도 숙연하게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것을 반복하다는 의미는 곧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반복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작은 조정'이다. 일단 행동하면서 계속 개선사항을 발견하고 수정을 해나가면 된다.
행동하는 삶이 쉬운 삶이다.
한 번 예외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 후로는 예외라는 것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예외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완벽주의자가 될 확률이 높으며, 예외라는 것은 나의 통제력을 벗어나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실패의 연쇄작용을 끊는 것이다. 완벽할 순 없지만 두 번째 실수는 피할 수 있다. 처음의 실수가 절대 나를 망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창작'보다는 '편작'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평범한 재료들도 나의 관점으로 편집하고 아이디어를 더하면 제2의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획은 창의력보다는 이해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창의력이 맛을 더해주는 '약간의 소스'라면 이해력은 '판을 짜는 능력'이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일찍 시작하는 것이 가장 통제 가능한 전략이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면 자신의 믿음을 끊임없이 편집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수정하고 확장해야만 한다.
나의 정체성을 내가 하는 일과 동일시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창조의 법칙'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목적을 이루는 데에는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알맞은 행동을 하면 될 뿐이다.
목표를 이루려면 자신을 (잠깐이라도) 내려놓아야 한다.
나 자신이 첫 번째 목표가 되면 안 된다.
기술이나 능력이 나의 모든 가치를 결정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한 의미, 목적, 아이디어를 위해서 적절한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집중력은 더 떨어지고, 목표에 집중을 못하면 실행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보는 주의력을 잡아먹게 되고, 정보의 부유함은 주의력의 빈곤을 야기한다.
방금 선택과 결정을 했더라도 몇 시간 후에, 며칠 후에 최고의 선택이 아닌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빠르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정보를 수집할수록 그 일을 시작하지 않는 합리화의 이유를 쌓아가며 실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좀 더 쉽게 이루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1) 우선 시작하기
2)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보지 않기 ★★
3) 내 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할 것
삶의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많은 도구(방법론)는 쓸모없는 점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개인으로서 얻을 수 있는 리소스(정보)의 양이 매우 많아졌지만, 결국 모든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생각으로 사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나 역시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지곤 하는데, 현실에 무뎌진 채 자꾸만 생각으로부터 현실을 이끌어 내려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집중하기보단, 내가 지금부터 해나갈 것에 집중해야 한다.
당분간 지금의 자리에 머물며 준비할 것들의 목록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