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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쌈무 Mar 17. 2022

불확실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각의 기술

야마구치 요헤이의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는

그 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같은 생각의 레벨로는 해결할 수 없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이디어나 전략, 사고 방식을 주제로 하는 책에는, 위에 있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내가 읽은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생각하는 힘'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문제의 개념을 짚을 필요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의 개념을 설명할 때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와 현재 상태의 갭(차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문제의 정의를 '대립'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립은 인간이 모순의 양립을 바라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A와 B를 모두 성립시키기 위해 C라는 상위 개념의 발견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아인슈타인의 말과 연결시켜 해석해 볼 수 있는데, 결국 답은 문제가 발생한 같은 차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각도와 깊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을 사용하여 다차원적으로 정보를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가 생각하는 똑똑함의 기준은 


1) 문제를 제기하는 능력 

2)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능력 

3) 대상을 이미지화하는 능력 

4) 스토리텔링 능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각하는 힘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의식을 사용해 차원을 넘나들고, 상위 차원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개별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대체 무엇을 생각해내야 '진짜 생각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힘의 목적을 단적으로 말하자면 아래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대안을 마련하는 것

2) 구체안을 떠올리는 것

3)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

4) 본질을 꿰뚫는 것


결국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때 대안의 선택지는 다양할수록 유리하다. 동시에 이러한 대안들은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하고, 문제현상의 전체상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저자가 강조하는 '본질'에는 세 가지 공통되는 요소가 있다.


1. 보편성 - 응용할 수 있는 것, 본질을 파악하면 그 답은 얽혀 있던 다른 문제도 함께 해결해버린다.

2. 불변성 - 본질적 사고로 얻은 답은 과거, 그리고 미래에도 통용된다.

3. 단순성 - 본질은 항상 심플하다. 최종적으로 진짜 문제는 단 하나뿐이다.




저자는 20세기까지 하드디스크(정보, 지식)가 주체가 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CPU(사고력, 상상력)가 주제가 되는 시대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항상 정보의 유입량을 의식하고 '사고량 > 정보량'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정보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식은 다양한 비용을 절감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강에 관한 지식은 치료비와 보험료를, 정확한 지식과 정보는 구매 비용을 낮출 것이다.


다만 정보는 어디까지나 사로를 위한 '윤활유', 즉 사고의 소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보량이 늘어날수록 인간은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줄이고 사고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


인간의 의식은 유한한데, 무턱대고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면 의식은 그 정보와 결합해버린다. 이것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의식이 향하는 선택지가 지식이다. 의식이 주체고 지식은 목적이다. 따라서 우선 주체가 되는 지식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생각의 정체는 '의식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현상이나 과거에 집착하는데, 고민의 본질은 언제나 집착이다. 집착은 의식의 초점을 고정시켜 선택지를 결여시킨다. 한편 지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부여하여 집착과 고민을 풀어내는 힘이 된다.




2020년 이후 사회와 돈, 일, 개인은 융합한다


이 서평을 쓰는 지금이 2022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책의 저자는 20년도 이후의 모습을 꽤나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미래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1. '소사이어티'에서 '커뮤니티'


2. '돈'에서 '신용'으로


3. 일은 '노동'에서 커뮤니티를 위한 '공헌'으로


4. '개인'보다는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



"돈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돈이 신용으로 회귀한다고 분석한다. 21세기에 지식은 누구나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고, 돈이 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신용)라고 말한다.


따라서 21세기에는 네트워크를 넓히고 그 안에 신용을 촘촘히 짜 넣는 일에 힘써야 한다. 신용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아니라 가치와 신용을 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전문성을 조달하기 훨씬 쉬워지기 때문에 네트워크는 나의 부족한 점을 효율적으로 채워줄 수 있다.


동시에 일과 노동시간은 가치나 공헌에 비례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어떻게 제공할지 합치하기만 한다면 단시간이라도 큰 공헌이 된다. 이러한 관점과 분석이 '커뮤니티'와 '관계'의 중요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롤모델(스승)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한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나 행동, 생각하는 틀, 논리의 기준 같은 스킬은 '신체 지식'이며 언어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체 지식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롤모델(스승)을 찾아 자세히 관찰하고 모델링하는 것이 성장을 위한 지름길이다.




종적·횡적 연결고리의 중요성


일이 노동에서 공헌으로 전환될 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구체적인 행동이 있다. 바로 종적·횡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앞으로 ‘업계 사람’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 분석한다. 전문성이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아무리 업계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도 M&A처럼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란 관념적으로 확립된 구조 속에서만 운용하는 일종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면 IT업계나 예술업계와는 반드시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 과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화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만약 종이 미디어라면 웹 미디어나 애니메이션 업계, 동영상 스트리밍 업계와도 연계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종적·횡적 연결고리를 촘촘하게 만들어두지 않으면 새로운 발상이 생겨나지 않고, 사양산업인 출판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면서 살기 좋아진 사회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자신의 아틀리에를 벗어나 닥치는 대로 지식을 탐하고 그런 지식을 통합하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리터러시(읽고 쓸 줄 아는 능력)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고 서평을 써보기도 했지만, 인풋과 아웃풋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나 사고의 누적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정보의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의 두뇌를 사용하여 전제와 상식에 저항하는 의지야말로 이 시대에 요구되는 리터러시(읽고 쓸 줄 아는 능력)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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