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옷을 입어보며 든 생각
내가 다니는 요가원에서는 '부친따'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부친따는 "부드럽고, 친절하고, 따듯하게"라는 표현의 약자로 요가를 수련하는 나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칭찬이자 응원이다.
그러다 문득 "부친따를 구체적으로 나 자신에게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얼마 전 구입한 요가복이 떠올랐다.
몇 개월 만에 요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안다르라는 운동복 브랜드에서 바지 1벌과 반팔 2벌을 구매했다. 다 합해서 15만 원 정도. 누군가에게는 큰돈이 아닐 수도, 혹은 큰돈이지만 고민을 별로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금액이겠지만 며칠간 고민을 반복하다 결국 구매했다.
며칠 후 도착한 옷을 입자마자 "좋은 재질의 운동복은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에 닿을 때 느껴지는 결이 매우 편안하고, 요가 수련 중 큰 동작을 했을 때도 신체에 방해되는 느낌 없이 편하게 동작을 만들 수 있었다.
심지어 이제는 카페 갈 때도 자주 입게 되었는데, 확실히 좋은 재질의 옷은 입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행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나에게 부드럽고, 친절하고, 따뜻한 행동이 어떨 때는 마인드나 태도가 될 수도 있고, 소비 같은 구체적인 행동일 될 수도 있지만 어떤 형태로 발현되든 부친 따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나친 자기 검열이나 자기비판으로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가 올 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민이란 게 원래 타인에게 느끼기 쉽겠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자기 자신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연민일 때가 많다.
물론 자기 연민이 지나치면 삶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요가를 할 때 아직 어려운 자세는 몸에 무리가 가니 피해야 한다는 합리화의 핑계가 될 때도 많았고, 이런 태도가 일상의 습관에서 이어져 건강하지 않은 예외를 반복적으로 하게 된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요즘 드는 생각이 진정한 부친따는 치열하게 도전의 과정을 끝낸 뒤의 나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자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변화란 그냥 생기지 않고 '좀 힘들다 싶을 정도로 매진할 때' 비로소 생기기 때문이다.
즉, '부친따'는 지금 있는 그 자리에 편안하게 머물러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중간중간 나 자신과 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의 몸과 마음이 무리하지는 않는지 돌이켜 보라는 의미이다.
하루의 일상에서 자주 부친따를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고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