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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를 설계한다는 건, 세계관을 설계하는 일이다

『프롬프트 텔링』을 읽고

by 쌈무

『프롬프트 텔링』

로사장(김다솔)|필름(Fee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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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쓰는 일이 일상이 되었지만, 막상 결과물이 늘 만족스럽지는 않다. 프롬프트를 더 정교하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그 이전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프롬프트 텔링』을 읽으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은 이것이었다.


“도구를 잘 다루는 능력보다 중요한 건, 그 도구를 통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스스로 그릴 줄 아는 힘이다.”


이 문장을 읽고,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사의 표현처럼 이 책은 "AI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다루는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결과를 만들고 싶은가"를 끊임없이 묻는 훈련서에 가깝다.


책에서는 프롬프트를 단순한 명령문이 아니라, 사고를 구조화하는 언어로 정의한다. 좋은 프롬프트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배경을 설명하며, 결과물의 형식과 톤까지 설계하는 사고법이 바로 '프롬프트적 사고'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PROMPT 텔링 공식은 다음의 여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P: Persona — AI에게 맡길 역할을 정한다

R: Reference — 참고할 기준이나 예시를 제공한다

O: Objective — 작업의 최종 목표를 명확히 한다

M: Mode — 결과물의 형식이나 포맷을 지정한다

P: Point of View — 타깃의 관점이나 시선을 설정한다

T: Tone — 말투와 뉘앙스를 안내한다


각 요소에 대한 설명은 순차적이고 구체적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AI 서비스를 캐릭터 관점으로 구분해 설명해 주어, AI를 도구가 아닌 '협업 파트너'처럼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이 공식은 단순히 더 좋은 답변을 얻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AI에게 질문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하게 만드는 구조처럼 느껴졌다.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질문은 세 가지다.

누가 말하는가(Who),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가(How), 그리고 왜 말하는가(Why).


이 질문들은 프롬프트를 넘어, 세상의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일에 적용될 수 있는 본질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롬프트 텔링'은 질문의 기술이 아니라, 세계관을 설계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AI를 쓰느냐에 있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잘 연결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며, 그 결과를 나만의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프롬프트 텔링』은 AI를 더 잘 쓰고 싶은 사람보다,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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