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를 읽고
지난번에는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을 읽으며 마케터로서 필요한 태도와 기본기를 정리하고 싶었다. 그 다음으로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분야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을 다루는 일은 거의 모든 마케터에게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은 똑똑해진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했다. 제품과 서비스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주체도 기업에서 소비자로 빠르게 이동했다. 배너 광고와 키워드 광고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다양한 소셜 채널을 통한 광고와 홍보가 마케팅의 기본이 되었다.
이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겼다.
"디지털 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들은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며 일하고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읽게 된 책이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올리브영, 크록스, 와이즐리, 닥터자르트,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의 마케터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마케터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마케팅 이론서라기보다는 현업 마케터들의 기록에 가깝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이 있다.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은 즉시성과 지속성이다. 피드백은 즉각적으로 하되 콘텐츠의 방향성은 꾸준하게 가져가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마케팅은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반응한다. 소비자의 반응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콘텐츠의 성과 역시 숫자로 바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케팅의 방향까지 그때그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즉각적인 대응과 지속적인 브랜드 방향성. 이 두 가지 균형이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디지털 마케팅은 흔히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디지털 환경에서는 누가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데이터는 무시하고 어떤 데이터는 살려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데이터는 많지만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디지털 마케터에게는 분석력뿐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감각도 필요하다. 결국 디지털 마케팅은 숫자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채널 운영자가 되어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운영해보면 사용자와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흐름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경험 자체가 경쟁력이 된다. 결국 디지털 마케터는 플랫폼을 분석하는 사람인 동시에 직접 그 안에서 실험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마케팅의 본질은 여전히 같다는 것이었다. 소비자의 니즈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 이 핵심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방법이 달라졌을 뿐이다. 광고와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항상 소비자가 있다.
그래서 마케터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를 이해하고 설득해야 한다. 때로는 콘텐츠 생산자로서, 때로는 소비자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만나야 한다. 세상은 이미 달라졌다. 그리고 달라진 세상은 디지털 마케팅을 더욱 필요로 한다. 그 변화에 응답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마케터가 맡은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