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가 먹고 싶은 날

가장 저렴한 소확행

by 쌈무

대학교 3, 4학년 때는 케익 전문점 카페에서 일했습니다. 케익을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종류가 수십 개인 케익을 팔았죠. 케이크 한 조각의 가격은 보통 5천 원~7천 원 사이였습니다. 그 정도면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 한 끼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죠.


하지만 2년 간 일하면서 케익이 비싸다고 불평하시는 손님은 거의 못 봤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케익을 드시거나 사가시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카페 알바생으로, 또 손님으로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사람들은 카페에서 돈을 크게 아끼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카페를 간다는 것은 주로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거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픈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아끼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케이크야말로 대표적인 '가치 소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닌 제가 특정 소비의 개념을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치소비는 무조건 저렴한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대한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케익 전문점 카페에서 일했을 때 그런 손님들을 자주 봤습니다. 연인과의 기념일, 혹은 가족과 친구의 생일, 크리스마스 이브 등 소중한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케익을 사가는 손님들. 하루는 비싼 홀케익을 한꺼번에 10개를 사 가시는 손님도 본 적이 있습니다.


몇 만 원짜리 케익을 10개나 사가는 손님의 마음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손님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확실한 건 소중한 사람들한테 주는 선물이 아니었을까 추측만 해봤습니다.


예쁜 옷을 한 벌 살수도, 친구와 퇴근 후 술 한잔을 할 수도 있지만 예쁜 카페에서 먹는 맛있는 케익만큼 소확행이 또 있을까요?


손님들이 케이크를 고르는 모습에서는 기대감을, 드시는 모습에서는 만족감을 느끼실 때 저도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모든 카페 알바가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케익 카페에서 일하며 보냈던 시간은 행복한 손님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제 기억에서 굉장히 오래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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