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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파맨 Feb 27. 2024

삶을 바꾸는 확실한 방법은 Just Do It! 그런데

책 <퓨처셀프> 리뷰

최근 자기 계발 유튜브에 중독됐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꼭 하는 3가지’ 같은 영상들 말이다. 1월 1일에는 헬스장에 사람이 넘치는 것 같이 연말×연초면 많이들 앓는 갓생병이랄까. 나는 대중교통을 탈 때 유튜브를 백그라운드 재생으로 화면은 끄고 소리만 들으며 쉬곤 했는데, 새해를 맞으며 이런 시간도 자기 계발로 채워보자 했었다. 뭔가 쉬는 시간까지 알차게 보내는 것 같고 더 열심히 사는 느낌이 드니 점점 더 많이 보게 되더라.

아직도 재생목록에 자기 계발 유튜브 영상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자기 계발 방법으로서 유튜브는 쉽지만 효과는 거의 0이다. 영상은 자동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캐치할 수 없다. 거기에 난 화면은 보지도 않고 듣기만 하니 집중력이 더 떨어져 그냥 흘려보내기 딱 좋은 환경이다. 심지어 쉰다고 눈까지 감아버려서 내용의 95%는 꿈속에서 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꽤 많은 영상을 봤지만 머리에 남는 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자주 타는 버스, 여기서 매일 눈을 감고 유튜브를 들었다

슬슬 ‘진짜 자기 계발을 하려면 영상이 아니라 책을 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던 차에 <퓨처셀프>를 추천하는 유튜브를 봤다. 자기 계발 유튜브가 효과가 없어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사람이 유튜브에서 자기계발서를 추천받다니.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결과적으론 성공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책 한 권을 완독한 게 거의 2년 만의 일이니 말이다. 작긴 하지만 이런 성취가 가능했던 건 이 책이 알려주는 성공법 덕분인 듯하다.


<퓨처셀프>

“현재와 미래를 더 가치 있게 바꾸고 싶다면, 당장 ‘미래의 나’와 연결하라!”

저자 : 벤저민 하디

번역 : 최은아

장르 : 자기계발서

출판사 : 상상스퀘어

분량 : 291페이지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

How to ‘Just Do It!’

사실 성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하는 것’이다. 수능을 잘 보고 싶은 학생은 일단 공부해야 하고, 금메달을 따고 싶은 선수는 일단 훈련해야 한다. 일단 하면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긴다. 하는 것 자체가 경험이 되어 더 잘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도 있고, 시도를 반복해 습관으로 만들어 노력하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도 있다. 시도를 하다 보면 이렇게 성공적인 결과만 있는 게 아니라 실패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실패는 인생의 최종 결론이 아니다. 왜 그랬는지 되짚어보며 배운다면 더 크게 성장할 수도 있다. 일단 하다 보면 이런 변화와 성취들이 쌓이고 성공도 이루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말은 쉬운 ‘Just Do It’ 그런데 어떻게?

그런데 ‘일단 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란 건 누구나 어렴풋이 알고 있을 거다. 책을 읽기보다 유튜브를 보기가 더 쉽고, 공부를 하기보다 친구들과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게 더 쉽지 않은가. 세상엔 재미있는 유혹들이 넘쳐나서 일단 하기까지 가는 데에도 장애물이 너무 많은 것이다. 하긴 ‘일단 하는 것’이 성공하는 비법이라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면 다 성공했겠지. 그러니까 사람들에겐 ‘일단 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 내가 본 <퓨처셀프>는 ‘일단 하는 것’을 쉽게 만드는 수많은 방법을 담은 비법서였다.

<퓨처셀프>의 성공법을 완전히 습득하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퓨처셀프>는 ‘미래의 나’를 상상하고 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비롯해, 노력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 큰 목표를 작은 목표들로 나누는 것, 목표의 우선순위를 두고 중요한 3가지만 집중하는 것, 목표는 완벽하게 달성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 것 등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이를 세세히 설명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이 중에는 단순히 방법론만 숙지해서 적용하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단 행동해야 하는 ‘동기’를 자극하는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설명하는 동기를 나도 가지기 위해서는 요약본이 아닌 원본을 긴 호흡으로 읽고 공감해야 한다. 나도 책을 막 읽을 때는 ‘일단 하는 것’이 좀 더 쉽게 돼서 2년 동안 안 읽던 책도 완독했는데, 좀 지나니 동기가 흐릿해져 이 글을 쓰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책 내용을 곱씹어보며 동기를 채우니 또 행동할 수 있더라. 그러니 자세한 방법은 책으로 읽는 걸 추천한다.

<퓨처셀프>에서 아쉬웠던 부분들 1 – 끌어당김의 법칙?

아무리 그래도 끌어당김의 법칙은 좀…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나’를 상상하라’는 중심 문구를 보면 예상되듯 이 책은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이야기도 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상상하는 것을 통해 목표를 끌어당겨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목표를 높게 설정하면 그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 즉시 보일 것’이라거나 ‘당신이 원하는 바가 이미 당신의 것’이라는 등 끌어당김의 법칙이 연상되는 내용이 <퓨처셀프>에서도 종종 나온다.

<시크릿>을 필두로 많은 자기계발서와 자기 계발 유튜브에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주장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앞서서도 이야기했듯 ‘행동’을 해야 변화가 생기고,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행동과 상관없이 상상만 하면 결과를 끌어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책에서도 분명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돼야’ 행동할 수 있고, ‘행동해야’ 얻을 수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행동을 더 유발할 수 있기에 상상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조금 과격하게 생략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퓨처셀프>에서 아쉬웠던 부분들 2 – 끌어당김의 법칙?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

<퓨처셀프>에서 나오는 예시들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데이비드 호킨스 등 인용하는 학자가 수없이 반복되기도 하고, 미스터비스트나 빅터 프랭클의 사례는 몇 번을 재탕하기도 한다. 모두 저자가 알고 경험한 것 밖으로의 시야가 너무나 좁기 때문이라 느껴진다. 특히 나의 발전을 위해 반복해야 하는 일을 시스템화해 아웃소싱하라는 챕터에서는 저자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됐다.

일단 나부터도 아웃소싱은커녕 내 일이 아닌 여러 잡무를 떠안아서 할 일이 많은 사회초년생이다. 꼭 사회초년생이 아니더라도 내 일을 외주화하는 데에는 꽤 많은 경제적 투자가 필요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라 생각된다. 물론 요즘에는 디지털 어플이나 AI 등의 툴을 이용해 좀 더 싸게 아웃소싱을 시도할 수 있고, 이런 방법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다른 상황의 시선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 오로지 자신의 기준으로만 설명하며 다른 예시는 언급조차 없다.

<퓨처셀프>에서 아쉬웠던 부분들 3 – 자기계발서의 타겟 독자는 누구?

<퓨처셀프>는 자기계발서이다. 자기계발서는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 읽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아직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당장은 경제적 여유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을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지는 저자가 당연히 고려해야 했을 사항인 듯하다. 단지 저자의 시야가 좁다는 것을 넘어 타겟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점에서 <퓨처셀프>는 콘텐츠로서 아쉬운 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퓨처셀프> 한 번 읽어보세요

그럼에도 <퓨처셀프>는 읽어볼 만한 책이다. 쉽게 말하듯 쓰면서도 중요한 내용은 다양한 서술로 반복하면서 강조해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그러면서도 핵심 내용은 빠지지 않고 전달해 다양한 방법으로 ‘일단 하는 것’을 당장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나도 이제부턴 독서를 해볼까’하는 다짐을 한 사람이라면 첫 책으로 <퓨처셀프>가 딱인 듯하다. 일단 시작해 쉽게 읽다 보면 독서하는 습관을 기를 수도 있고, <퓨처셀프>가 전달하는 성공법을 습득하면 다른 책도 일단 읽어가게 되니 말이다. 나도 <퓨처셀프>로 시작해 벌써 3권째 책을 다 읽어가고 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Just Do It!’


<퓨처셀프> - 평점 3/5
야 너두 책 읽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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