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강제이주 88주년 기념사업 「고려사람, 대한으로」

by 책형

※본 포스팅은 '문화예술정보시스템(ACKIS, 아키스) 서포터즈 10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고려인을 아시나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는 않지만, 우리와 똑같은 뿌리를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1937년 소련의 강제 명령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쫓겨난 고려인들, 그들의 삶은 낯선 땅에서의 고난과 끊임없는 적응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한국인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고, 지금은 4·5세대가 한국 땅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려인의 역사와 오늘을 함께 기억하는 뜻깊은 자리가 이번에 마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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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민주마루

지난 9월 21일,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는 고려인강제이주 88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문화행사 「고려사람, 대한으로」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했던 고려인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오늘날 한국 사회와 고려인 공동체가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습니다.

사진4.jpg 공연 관람을 위해 기다리는 관객들

88년 전,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 17만여 명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했습니다. 고향을 등져야 했던 고려인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려는 꾸준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기념사업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고려인 4·5세대 청년들이 한국 사회에서 뿌리내리고 정체성을 지켜가는 오늘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자리였습니다.

사진5.jpg 내빈 모자 전달식
“현재 대한민국에는 약 11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광주에는 5천여 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국적 취득의 문제로 한국에서 직업도 불안정하고, 다시 중앙아시아로 돌아가야 할지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광주는 고려인을 지원하는 여러 사업을 추진하면서 포용 도시로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습니다. 광주가 전 세계에서 받은 마음과 정신들을 이들에게 돌려주는 게 광주의 역할이자 정신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축사 中


기념공연 <Culture of Bridge : 두 세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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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의 만남> 공연 1부 中

행사는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며졌습니다. 1부 “전통의 뿌리와 땅”에서는 한국전통무용 태평무와 키르기스스탄 고려인협회 ‘만남앙상블’이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춤을 선보이며 무대를 채웠습니다. 키르기스스탄과 한국 두 나라의 서로 다른 문화가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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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의 만남> 공연 2, 3부 中

이어 2부에서는 국내 고려인 무용팀 ‘빅핑거스(Bigfingers)’가 앙상블과 협연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보컬 듀오 ‘미리네’와 엘리나 박의 솔로 무대 또한 돋보였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고려사람, 대한으로’를 주제로 고려인 역사‧고려아리랑 등 종합 퍼포먼스가 펼쳐져, 고려인의 정체성과 역사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기념 전시 <떠남과 머묾>

공연과 더불어 전시도 함께 열렸습니다. “떠남과 머묾, 고려인 디아스포라 예술가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에는 고려인 예술가 1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 빅토르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됐으며, 강제이주라는 비극적 ‘떠남’과 한국 사회 속에서 이어가는 ‘머묾’을 예술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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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과 머묾> 전시 中

고려인 디아스포라는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한인과 그 후손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예술을 단순한 표현을 넘어, 이산의 기억과 공동체 정체성‧낯선 환경 속에서의 창조적 적응을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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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과 머묾> 전시 中

1세대 작가들은 강제이주의 아픔과 정체성의 갈등을 예술에 투영해 기틀을 마련했고, 2세대는 소비에트 체제 속에서도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탈소련 이후 등장한 신세대는 회화뿐 아니라 설치‧영상‧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다층적이고 실험적인 표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고려인 미술은 강제이주라는 비극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예술적 성취이자 글로벌 디아스포라 예술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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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람, 대한으로」는 다가올 90주년을 준비하는 시작점이자 젊은 세대가 역사를 잇는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예술과 문화로 기억을 이어간 이번 행사가 앞으로 고려인 공동체와 한국 사회가 함께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합니다. 고려인 강제이주라는 역사를 모르고 계셨다면, 이번 행사를 통해 잊혀가는 역사를 다시금 돌아보고 함께 기억하는 마음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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