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랑대회, 대한민국에는 어떤 로컬이 있을까?
※본 포스팅은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커먼052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2023 로컬다이브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모였습니다. 한 분야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세부 장르가 다르더라도 같은 부분에서 울고 웃으며 공통분모를 형성합니다. 특히 각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지역 자원을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재구성한다는 체계는 이들에게 동질감을 부여하며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전국자랑대회'는 자신이 지역 자원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다른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자랑하고 발전 가능성을 논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각자 어떤 콘텐츠를 소개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주식회사 로컬러는 수원에 위치한 로컬 기업입니다. 2022년 로컬다이브에서 Hot shot Debut 상을 수상했는데요. 지난 1년 간 로컬러는 어떤 활동을 해왔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공유해 주셨습니다.
영화 '극한직업'을 보면 수원의 명물은 갈비냐, 통닭이냐라는 갑론을박이 나오는데요. 수원의 활동가 입장에서 정말 내세울 것이 갈비와 통닭 말고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로컬러의 활동은 시작됐습니다. 이어 수원의 로컬 자원인 수원 화성, 수원의 마스코트 캐릭터 수원이를 탐색했는데요. 지역 차원에서 로컬 자원의 콘텐츠화 및 활용이 미흡하다고 느껴, 2021년 10월 법인 설립 이후 수원 화성의 현대적인 표현과 수원이 캐릭터 굿즈의 미화성을 높인 제작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로컬러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locolor_inc/
로잇스페이스 또한 로컬러와 마찬가지로 2022년 로컬다이브 Hot shot Debut 수상팀입니다. '로컬을 잇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로컬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를 굉장히 자세하고 꼼꼼하게 살펴보면 이야기가 어디에든 있고, 그 역사나 이야기들을 경험하면 동네가 입체적으로 보이게 되는 경험들을 소개하고 싶었던 게 활동 시작의 배경이라고 합니다. 원도심에는 묻혀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많고, 이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지도 모르는 아쉬움에서 활동이 비롯됐는데요. 익산 최초의 미용 학원 선생님의 취재부터 식당·기름집 사장님 취재 등 인터뷰를 거쳐 매거진을 발간했습니다.
로잇스페이스 홈페이지 : http://loitspace.com/
문경은 인구가 7만인 농업 기반의 소도시입니다. 이곳에서 2020년부터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시작해 현재 4년째 운영하고 있는데요. 문경이 어디인지,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청년들의 지역살이 경험 플랫폼, '달빛 탐사대'를 시작했습니다.
'달빛 탐사대'를 통해 청년들이 오고 로컬 자원이 극대화되는 것보다는 문경을 알리고 띄우는 데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문경 하면 오미자·사과보다 먼저 '달빛 탐사대'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시작점의 소기의 목표라고 합니다.
달빛탐사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unlight2020/
서천군은 충청남도에 속한 인구 5만의 자치군입니다. 서울을 제외한 많은 지역의 인구가 소멸되고 있고, 서천군은 그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아이들의 니즈를 채워줄 만한 콘텐츠가 없어 문화예술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 '한산행'이 있습니다. 서천에서 유명한 로컬 자원으로 한산 모시가 있는데, 여기서 착안해 영화 부산행을 패러디한 '한산행'이라는 좀비 롤플레잉 게임을 기획했습니다. 또한 한산 모시 문화제 축제에서 모시 학교와 퀴즈형 연극을 콜라보하는 프로그램, 물총 게임을 접목한 아쿠아 어벤저스 콘텐츠까지 제작했습니다. 서천은 지역의 어린이나 가족이 즐길 만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한산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고해 보세요.
http://www.newss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663
대전 유성구는 선비 유(儒) 자를 써서 선비의 도시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로컬다이브에 참여한 대전 로컬 크리에이터는 모두 유성구에서 오셨다고 하는데요. 유성구는 양 끝에 충남대와 카이스트를 두고, 약 1천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대전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자기들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구역이 조성된 지는 2년 정도 돼서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친환경 플레이어를 유성구로 더 끌어들여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앱도 제작하고, 팝업 스토어도 조성했습니다. 또 과학 제작 플레이어들이 모이는 지식 콘텐츠 생산자 커뮤니티로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하네요.
디자이나이즈랩 홈페이지 : https://www.designizelab.com/
세종시 하면 대부분 떠올리는 게 정부청사죠. 그래서 삐까번쩍한 도시의 형상을 많이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굉장히 다채로운 도시입니다. 조치원읍에 자리잡은 청년조합은 17년도에 설립해 조합원 31명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요. 2022년 11월 자로 지역을 자산화한 '네스트빌딩'을 만들어, 해당 건물을 기점으로 도시 자체를 학습 커뮤니티이자 마을 단위 커뮤니티로 만드는 '네스트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스트캠퍼스'는 조치원읍 자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어떻게 동네의 매력을 마주하게 할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조치원읍에 많은 흰뺨검둥오리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만들었고, 각 골목길에 있는 지역 주민들과 협업 구조를 체결했으며, 다양한 체험 클래스도 진행합니다. 2019년 시작된 비영리 단체 '세종청년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청년이 공동체를 형성하기 시작한 게 현재 '네스트캠퍼스'까지 커뮤니티의 확장을 이루지 않았나 합니다.
최근 esg 제로웨이스트 노 플라스틱 관련으로 다양한 환경 활동을 하고 있는 제주의 로컬 크리에이터입니다. 작년까지는 중문동과 서귀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문화예술 프로젝트 진행을 했었고, 지금은 문화공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있는 작은 공업사들이 지금은 카페나 문화 예술 작가분들이 상주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거리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주에서도 이런 프로젝트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갤러리 운영자, 공연장 운영자, 화북 공단 자동차 정비소를 카페로 리모델링해 운영하는 대표 등 4인이 협업해 화북 문화 공단 프로젝트를 10월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중문 아트룸 프로젝트'라는 환경과 중문 소방서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 감귤 껍질을 활용한 설거지 비누 만들기 프로그램, 제주 삼다수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제주의 로컬 자원을 새롭게 재구성한 사례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선로컬써밋은 ‘강원도 인구소멸 위기대응과 한·일 로컬 크리에이터 교류 포럼’을 주제로 열린 행사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직접 이 안의 내용을 채워 만들어가는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정기적인 행사로 매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 강원의 대표 지역 자원인 백두대간을 활용해 '백두대간 생태보호지구 스포츠 트래킹'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트래킹도 즐기고, 자연에 대한 여러 활동들을 향유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라고 하네요. 또 강원 권역의 작물들을 활용한 음식 콘텐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흔히 강원도 하면 생각나는 감자·옥수수·고구마같이 뻔한 것들보단 새로운 로컬 푸드의 재발견을 위해 특수한 공법이나 결합으로 먹거리 브랜드도 조성했습니다.
전라 팀의 목표는 '로컬에서 살아남기'입니다. 꾸준히 생존하면서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말씀해 주셨는데요. 광주·신안·익산의 로컬 크리에이터가 의기투합했습니다. 특히 광주의 '코끼리협동조합'은 사회 도전망을 만드는 협동조합으로, 청년들이 사회 안전망이 아닌 도전을 하는 네트워크로 구성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협동조합 창업 지원 선별 협동조합으로서 새로운 협동조합을 더 만들어내는 역할과 함께,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해 지역의 문제들을 발굴하고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은 직접적으로 사회 실험으로 연결됩니다.
신안은 재작년부터 활동하던 것 중 하나로 '천사뱃길'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는데, 신안의 여객선 운항 정보를 안내하는 겁니다. 버스는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 알 수 있는데 여객선은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골에 계시거나 섬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배가 오기 한 30분 전부터 나와서 배를 기다립니다. 그러다 보니 결항 정보도 잘 모를 뿐더러 날이 좋지 않을 때 오랜 시간 기다리다가 몸이 아프기도 하고, 결항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되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이에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천사뱃길’ 어플리케이션은 만들었고, 내년부터는 섬과 섬을 잇는 노둣길을 알려주는 신호등 개발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전국의 로컬 자랑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아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은 실제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의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의 로컬 자원과 콘텐츠는 풍부함이 기본적으로 깃들어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전국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로컬 문화와 콘텐츠, 브랜드가 기대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어떤 자원이 있는지, 그것으로 어떻게 동네를 재밌게 만들어볼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