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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 Mar 09. 2024

축제를 바라보는 주관적인 시선

쪼렙 축제기획자, 내게 축제는 어떤 의미인가

기획이라는 단어는 찰떡과도 같다. 여느 단어들과 붙어서 쓰여도 본연의 의미가 살아있다. 이는 어떤 분야, 일이든 기획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을 방증한다. 내가 하는 기획만 하더라도 콘텐츠 기획·취재 기획·강의 기획 등이 있다. 이것들을 뭉뚱그려 문화기획이라 칭하는데, 다른 이들은 또 각자만의 분야에서 기획을 할 것이다. 나는 기획 그 자체에 관심 있는 인간이다 보니 기획을 할 수 있는 분야라면 흥미를 붙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 듯하다.

2023년 처음 발 담근 축제 기획. 총 세 개의 축제에 참여했다.

2023년 3월경 지인의 소개로 도시재생 관련 강의를 듣게 됐다. 기본적으로 지역이 좀 더 사람 냄새가 나게끔 활성화하는 게 도시재생의 골자다 보니 그를 위한 수단과 방법도 각양각색이었다. 특히 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합심해 만드는 복합 문화의 성향을 띠다 보니 지역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활용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강의를 통해 처음 축제를 접한 나는 우연한 기회로 2023년 한 해 간 몇 개의 작은 축제에 참여했다. 축제 기획단으로서 축제의 일부가 되거나, 아예 내가 축제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축제 기획은 처음이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기획이 다른 형태로 발현되는 거로 생각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첫 축제 기획…

첫 축제 기획자로서 소감은 '부족한 게 많았고 너무 아쉽다'였다. 일부분으로 참여한 축제야 내가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되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기획한 축제는 자평이어도 높은 점수를 주기엔 어려웠다. 구성·협의·섭외 등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꽤 많았다. 그 과정에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생기면서 전체의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찌어찌 구색은 맞췄지만, 개인적으로 썩 만족스럽지는 못한 축제였다.

새로운 배움, 대구 차세대 축제기획자 아카데미

그나마 다행이라면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쨌든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를 위한 배움의 필요성을 느꼈다. 지역에서 거창하게 여는 축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을 단위로 소소하게 여는 축제는 할 줄만 알게 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기적절하게 대구에서 축제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관심 분야의 배움과 새로운 지역의 개척이라는 기대 성과는 자연스레 날 대구로 이끌었다.

원형적 축제는 '특정한 공동체가 합의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특화된 자원을 테마로 일정한 시기에 상징적인 장소에서 공동체의 자발적·주도적 참여를 통해 펼치는 정례적인 문화 행사'로 정의한다. 특히 지금까지의 강의를 통해 인상 깊게 남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지역의 고유성을 위해 마을 단위의 축제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② 축제의 3요소, '공동체성, 지역성, 비일상성'

울산에서 크고 작은 축제를 많이 보면서, 또 대구에서 열리는 축제를 들으면서 내가 추구하는 축제는 어떤 것일지 생각했다. 대체로 지역 명소나 자원을 테마로 축제를 열어, 지역의 관광 문화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축제의 일반적인 역할일 것이다. 그처럼 내가 만드는 콘텐츠나 브랜드를 공개하는 수단으로 축제라는 행사를 차용한다면 그만큼 더 파급이 크지 않을까 기대했다.

잘 배우고, 다음 축제 기획은 잘 해보자.

강사·교육생 누구 할 것 없이 축제는 주민 주도, 시민 참여형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 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내 기획의 정체성 또한 운영자와 향유자가 구분된 게 아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울산에서 축제를 연다면, 누구든 책을 낸다면 책을 알리는 마케팅의 일환이 될 수 있는 축제를 시도해 보고 싶다. 출판·인문학이 축제와 적절히 융·복합된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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