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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 Jul 15. 2024

2024년 6월 월기(月記)

30년 넘게 몰랐던 나에 대해서

요즘은 인스타를 잘 안 하게 된다. 요즘 추세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듯 보인다. SNS에 비치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이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를 보며 허탈함을 느끼는 건 이전부터 제기된 SNS의 사회적 문제였다. 사실 그래서 예전부터 남들이 올리는 게시글에는 크게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 그래도 브랜딩 하는 것도 그렇고, 여길 통해 얻는 양질의 정보도 무시할 수 없으니 가히 애증의 관계라 할 만하다.

새로운 활력소가 될만한 활동을 찾는 중.

6월은 극적인 상황이 꽤 많았다. 몰려드는 일상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든 서핑을 즐겨보려 했으나, 때때로 균형을 잃고 침잠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렇게 한번 생사의 고비를 넘길 때마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내 특질에 대해 깨닫게 돼서 그 이야길 해보려 한다.


1. 사람이 너무 많으면 아는 사람이 있어도 불편

말로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 하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군중 속에 들어가면 입이 열리지 않고 기운이 빠진다. 그런데 또 알고 보면 늘 그렇지도 않아서, 내 에너지를 빼앗는 건 ‘군중’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걸 인식했다.

어느 정도 군중이 지닌 교집합이 있으면서도, 개개인간의 소통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 군중을 좋아한다. 요컨대, 나와 잘 맞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골고루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거다. 둘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자리를 진심으로 즐기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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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각보다 보여지는 것 신경쓰는 편

사적인 만남이나 집 앞 카페에 갈 때는 옷을 대충 입는 편이다. 몸에 편한 셔츠 하나에 면바지나 청바지. 누군가를 만날 일이 없거나 친한 사람과의 약속은 편함을 추구하는 편인데, 뜻하지 않게 새로운 얼굴을 만나거나 공적인 자리에 가게 되면 옷차림이 주눅들게 만든다.

이제는 사적인 자리가 언제든 공적인 영역으로 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가벼운 일상에서도 어느 정도 신경쓰려고 한다. 우선 하던 다이어트 마저 하고, 옷 사러 갈 거다.

처음으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3. 알고보니 내 가장 큰 적은 나였다.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다. 특히 지난 주말은 좋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다. 오죽하면 새벽 밤공기를 향해 ‘내가 뭘 그렇게 크게 잘못했냐’며 일갈했다. 이렇게 흔들리는 가운데서 날 회복시켜주는 건 ‘시간’이었다. 한숨 취하는 숙면으로 머리를 맑게 하고, 지금 나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제거하려 애썼다.

그렇게 다시 회복기에 접어들다 보니, 나를 괴롭히는 게 특정 외부 요인이 아닌 나 자신임을 인지했다. 내 가장 큰 적, 나. 특히 내가 가진 슬픔·불안·분노·고독이 매일같이 나를 에워쌌다. 그 누구도 이런 나와 대신 싸워줄 수 없다. 이건 내가 치러야 하는 숙제다.

숙제가 너무 많아…

세 가지, 내 정서 깊은 곳에 위치했지만 미처 머릿속에 출력되지 않았던 이 사실들은 앞으로 두둑히 챙겨야 할 정보들이다. 크게 현재의 일상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조금씩 내 일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이정표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 과제를 극복한 나는 어떻게 될는지, 개봉 박두!

2024년 6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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