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를 넘어서
「Rise above hate」라는 말이 있다. ‘증오를 넘어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증오나 미움에 대한 감정 또한 지금 내 성장을 위해 거쳐야 할 시련으로 여겨야 한다”는 의미로 추측된다. 어떻게 보면 초연해지는 것과 같지 않을까.
5월은 초엽부터 좋지 않았다. 더 잘 살기 위해,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마치 세상이 억지 부리는 것 같았다. 알게 모르게 쌓여간 고민과 압박·불안의 감정들은 어떤 무책임과 이기심으로 인해 폭발했다.
매일매일 증오로 식사를 했다. 먹다가 체하고 앓기를 반복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욱신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미처 소화시키지 못함에도 중독된 것처럼 증오를 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야 했기에, 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마음이 황폐해져 버려 혼자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다행히 다들 그에 응해 주었다. 형태는 다를지언정 각자의 손길과 언행은 빠른 회복을 도왔다.
말엽에 이르자, 우선은 내가 지닌 압박을 느끼는 요소를 하나씩 없애야겠다고 느꼈다. 미친 듯이 일에 매진했다.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밤에 잠은 오지 않았다. 극도로 예민해지며 짜증과 화도 늘었다. 그래도 무책임과 이기심으로 번지기 싫어 늘 혼자 화를 삭였다.
5월이 끝난 뒤에야 다시 편안한 일상을 회복할 조짐이 보인다. 마지막 마감을 마치고 한나절을 잤다. 오랜만에 긴 잠에 빠졌고, 머리가 맑아졌다. 이제 다시 잘 지내보려고 한다.
여전히 증오는 한쪽 구석에 뿌리박혀 있지만, 늘 기분을 태도로 만들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건 곧 무책임과 이기심에 동일시되는 거니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되 숨기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것들로부터 초연해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