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기적이 함께하는 우리

2024년 11월 14일(스페인 여행 1일)

by 신맛편

준비 없이 뛰어내리면 걱정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고민은 스페인 국내선 저가항공의 수화물 문제였다.

15kg 수화물 하나당 약 9만 원.
거의 사람 한 명 탑승비와 맞먹는 금액이었다.
그래서 수화물을 두 개만 신청해 두었는데,
11월의 날씨와 11일이라는 여행 기간을 생각하니
짐의 무게가 초과될 것만 같았다.

추가 비용을 요구받고,
직원에게 부탁도 해보고,
결국 인상을 쓰며 카드를 내밀어야 하는 모습까지 상상하며
출발 직전까지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이 걱정은 아내가 해결했다.
“그냥 하나 더 추가하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기적처럼 수화물 비용이 50% 할인이었다.
불과 5만 원으로 3주간 괴롭히던 고민이 사라졌다.
괜한 걱정을 오래 했구나 싶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승리감이 들었다.
첫 번째 기적이었다.

두 번째 걱정은 항공기 좌석이 모두 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10살 딸아이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괜찮다며 씩씩하게 말했지만 아쉬움이 묻어나는 그 표정을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리를 바꿔주고 싶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행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
자리 변경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불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딸은 오히려 무심한 듯 말했다.
“라운지에서 밥 먹으려고 빨리 온 거 아냐?”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에 마음이 짠해졌다.

탑승 직전, 게이트 직원에게 다시 표를 보여드렸을 때
두 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미리 전달이 되었던 것인지,
직원은 우리 가족의 자리를 붙여 다시 배정해 주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딸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불안함을 조용히 삼키고 있었구나 싶어
가슴 한쪽이 아릿해졌다.

비행기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번 여행은 기적과 행복으로 가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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