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러스와의 첫 만남

2025년 11월 14일(스페인 여행 1일)

by 신맛편

오랜 비행 끝에 밤에 도착한 마드리드.
우리 가족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츄로스 맛집이었다.

한국에서도 자주 먹었던 츄러스지만
스페인의 츄러스는 조금 달랐다.
정확히 말하면 ‘츄러스’와 ‘포라스’ 두 종류가 있다.
내가 기대하던 건 포라스였다.

포라스는 우리가 익숙한 주름진 츄러스와 달리
팽팽하고 두툼한 원통 모양이다.
올리브유가 가득한 큰 냄비에
달팽이처럼 돌돌 말아 넣어 튀기는데
의외로 설탕을 뿌리지 않는다.
진하지만 과하게 달지 않은 핫초콜릿에 찍어 먹는 게 정석이다.

피곤함에 비몽사몽 걸어 다니던 딸을 데리고
솔 광장 주변을 걷다가 들어간 카페에서
스페인 여행의 첫 맛을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맛본 포라스가
기대만큼 ‘엄청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의 설렘,
바로 그 맛이 좋았다.
게다가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 사실이
여행이 진짜 시작되었다는 기분을 더해 주었다.

이후 11일 동안 우리 가족은 거의 매일 포라스를 먹었다.
스페인의 수도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식사이자 간식으로 즐기는 음식을
첫날부터 맛본 것이 왠지 감사했고,
“이제 스페인 사람처럼 살아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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