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던져지는 돌멩이이다.
처음 물에 닿는 순간 온몸으로 파문을 일으킨다.
궤적은 흔들림 없이 정확하고,
열정의 물보라가 하늘까지 솟구친다.
그러나 곧 강은 나를 침묵 속으로 끌어내린다.
발밑의 모래가 나를 잠식해 온다.
물고기들은 조용히 귓가에 "이제 끝이야"라고 속삭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개를 숙인다.
때로는 주변을 보며 흔들리기도 한다.
깊게 뿌리 내린 나무들처럼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안정된 모습과흔들림 없는 그림자가 내 어깨를 누른다.
그럴 때 나는 속삭인다.
"왜 나만 이렇게 부서지기 쉬운 걸까?"
바위처럼 단단해 보이고 싶다가도,
결국 나는 물결에 깎이고 다듬어지는 작은 돌멩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강물은 조용히 알려준다.
흐르는 물결에 닿아본 돌멩이가
자신만의 결을 갖고 있다는 것을.
주저앉은 자리에서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강의 흐름은 내 몸을 천천히 다듬는 도구가 된다.
파문 속에서 나는 조금씩
분명히 변하고 있다.
멈출 때마다 새로 드리우는 것들이 있다.
물결 속의 반짝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강바닥의 무늬들.
이제는 안다.
허물어지는 경험조차도
다시 쌓아올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오늘도 나는 강가에 선다.
"이번에는 조금 더 멀리."
수면을 두 번, 세 번 뛰어넘도록.
이번 시도가 실패한다 해도 괜찮다.
결국 다시 뛰어들 용기가 남아있으니까.
작지만 확실했던 순간들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어느 날엔 더 멀리, 어느 날엔 천천히.
멈추더라도, 다시 한 번.
그리고 그 다음 번.
강으로 뛰어드는 마음 자체가
이미 강을 가로지르는 용기임을,
오늘도 나는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