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을 통해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탈레스와 감각을 믿을 수 없다는 소피스트의 논쟁은 '진리란 상대적이다.'라는 방향으로 끝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 그의 제자 플라톤은 ‘감각 이상의 세계’를 토대로 새로운 철학적 체계를 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곧 형이상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열어젖히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형이상학(形而上學, Metaphysics)은 '존재'의 '본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메타(Meta) + 피직스(Physics)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문자 그대로는 물리학(자연학) 이후의 학문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탈레스의 물리학(자연학)은 구체적인 물질 세계와 현상을 객관적으로 관찰, 실험, 설명하려합니다. 반면 형이상학은 그 대상의 근본 성질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물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탈레스의 자연학에 따르면 물은 흐르는 것으로 설명되고, 소피스트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형이상학적으로 물의 본질은 '수소 두개와 산소 하나가 결합되어 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라톤은 이데아(Idea)를 주장합니다. 감각은 믿을 수 없고, 눈 앞의 개별 사물들은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본질을 설명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이에 플라톤은 두 세계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현상 세계와 진정한 실재인 이데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데아는 감각으로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이성적 사유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합니다. 이것은 "관찰과 경험만으로는 알 수 없는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무언가"를 찾아가려는 시도였습니다.
플라톤의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이데아를 비판하면서도 '본질'에 대한 탐구를 이어갔습니다. 그는 형상(Form)과 질료(matter)로 만물을 바라봤습니다. 이는 플라톤의 두 세계 이론을 현실에 가깝게 재해석 한 것 같습니다. 대리석을 재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형태 뿐 아니라 재료도 알아야합니다. 우리가 존재를 이해하는 데에는 자연학(Physics)와 자연학 이후(Meta Pyhsics)가 함께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때 자연학 이후(Meta Pyhsics)가 바로 우리가 형이상학 이라고 부르는 그것의 기원입니다.